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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35

노자와 기업경영 34장 - 이기종부자위대 以其終不自爲大 곽준혁의 책 '마키아벨리 다시 읽기'에는 재미있는 사고실험이 하나 소개된다.파티 참가자가 모두 각자 한가지씩 요리를 준비해와서 나누어 먹는 포트럭 파티(Potluck Party)가 열렸다.그런데 무슨 영문인지는 몰라도 파티의 참가자들이 모두 똑같은 요리를 준비해서 온 것이다.맛이 있든 없든, 각자 서로 다른 요리를 들고 왔었다면 다양한 요리를 이것저것 집어먹으면서 얘기를 나누고 그렇게 무난하게 흘러갔을 파티는,'모두 똑같은 음식'이라는 난처한 상황을 만나면서 어떻게 변했을까?어쩔 수 없이, 어떤게 조금 더 맛있는지, 누구의 재료가 더 신선한지 비교가 되었고 이런 의도하지 않은 경쟁 속에서 제일 맛있다고 인정 받은 참가자가 민망해 하는 가운데, 대부분의 참가자는 의욕을 잃었다.단지, 맛난 음식을 나누어 먹.. 2024. 10. 19.
노자와 기업경영 33- 사이불망자수 死而不亡者壽 사르트르는 사람을 포함하여 이 세상에 모든 사물이 존재하는 방식을 즉자(卽自 Ansich)와 대자(對自 fürshich)로 그 유형을 분리한다.즉자는 사물이 만들어진 목적에 의해 존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가위는 종이를 자르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므로, 그 목적에 의거하여 존재한다. 이와 반대로 대자는 사태와 의식에 따라 다르게 존재하는 존재 방식이다. 사람은 즉자인가? 대자인가? 사람이 만약 대자라면, 사람은 상황에 따라 존재하는 모습 또는 처지가 달라진다. 멀쩡한 사람이 강도의 누명을 쓰게 된다면, 그는 '강도 피의자'로 존재한다. 그가 원래 어떤 목적으로 태어났는지 사람들은 사실 관심없다. 실제로 그 목적이 뭔지 자신도 어느 누구도 알 방법이 없기도 하다. 대자적인 존재는 그래서 타인의 시.. 2024. 10. 19.
기본재로서의 자긍심 자긍심 또는 자존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존 롤스는 책 '정의론'에서 자긍심 또는 자존감 (이하 self-respect)에 대해서 반드시 공급되어야 하는 '기본재(primary good)'라고 규정하고 있다.롤스에 따르면 기본재로서의 self-respect는 두가지 믿음으로 구성된다.하나는 '나의 인생 계획은 실행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라는 믿음이고, 나머지는 '나에게는 그 계획을 시도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믿음이다.당연해 보이는 이 두가지 믿음이 '기본재'라는 얘기는 누군가가 신경써서 챙기지 않으면,애초부터 부재한 상태로 방치되거나제대로 공급이 되지 않을 수 있으며공급되었더라도 망가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기본재로서의 self-respect가 원활히 공급된 기업의 구성원이 더 높은.. 2024. 10. 16.
나는 전쟁을 하고 있는가, 하고 있지 않은가? 전쟁이 발생되었을 때, 어느 정도의 '파괴'를 목표로 공격을 수행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손무의 손자병법과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의 견해가 일치하지 않는다.우선, 손자는 적국에 대한 파괴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승리를 얻는 것을 추구한다."적의 군대를 굴복시키지만 싸움은 하지 않고, 적의 성을 함락시키지만 공격은 하지 않으며, 적의 정부를 무너뜨리지만 질질 끌지는 않고, 반드시 적을 온전하게 유지하여 전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극대화하니, 이것이야말로 지모로써 전쟁을 수행하는 방법이다"반면에, 클라우제비츠는 '구태여 적에게 지나친 손상을 줄 필요는 없다'는 주장에 대해 도덕주의자의 착각이라고 일축한다.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을 이렇게 정의한다."전쟁은 물리적인 힘으로 적에게 나의 의지를 강요하는 것이다. 따라.. 2024. 10. 16.
노자와 기업경영 32 - 유천곡지어강해 猶川谷之於江海 猶川谷之於江海유천곡지어강해삶이라는게 '의자 뺏기 놀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다같이 빙글빙글 돌며 놀다가 호각 소리가 들리면 사람들이 의자를 찾아 앉는다. 그리고 의자는 항상 사람 수 보다 작다.의자를 잃은 사람은 더 이상 게임을 할 수 없다. 누군가는 이른 시간에 방출되고 또 누군가는 오래 살아남는다. 하지만, 게임도 정해진 시간이 되면 끝나게 마련이니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한사람에게도 승리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모든 게임 참여자가 도착할 마지막 단계는 게임의 종료라는 동일한 상황인 것이다.노자는 '온갖 계곡의 물들은 결국 강과 바다로 흘러간다(猶川谷之於江海)'고 가르친다.의자를 빼는 역할을 하는 일부는 자신의 의자는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당연히 그의 의자도 안전하.. 2024. 10. 13.
노자와 기업경영 31장 - 부병자불상지기 夫兵者 不祥之器 夫兵者 不祥之器부병자 불상지기노자는 '무기'에 대해서 상서롭지 못한 도구라고 정의한다.전쟁은 상대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거나, 심지어 죽여서 무력화시키는 게임이고 그 전쟁의 도구가 바로 무기인 것이다. 무기가 상서롭지 못하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필요악으로 사용할 뿐이지 그것을 통해 '행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戰勝以喪禮處之전승이상례처지그래서, 노자는 전쟁에서의 '승리'를 상례(喪禮)로 다루어야한다고 가르친다. 내가 죽을 수는 없으니 적을 죽였을 따름이다.죽음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극한의 절망적 상황이다. 내가 죽인 적의 죽음 앞에서 나의 승리를 기뻐하기 보다는 피하지 못한 비극을 슬퍼하는 것이 옳다.문제는 Win-Lose 또는 Lose-Lose 게임인 전쟁의 도구, 가급적이.. 2024.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