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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자3

조직은 일로 사람은 덕으로 인조 5년 후금이 조선을 쳐들어왔다. 조선군은 속수무책으로 패했고 인조는 강화도로 피난을 갔다. 군사력의 우열이 명확했으나 명나라와의 일전을 앞둔 후금은 굳이 조선에 힘을 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후금과 조선이 형제관계가 되는 내용의 맹약을 맺으면서 전쟁은 마무리되었다. 정묘호란이었다. 그후 8년이 지난 인조 13년, 후금의 수도 심양에서는 홍타이지가 황제로 즉위하기 위한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었다. 명나라 정복을 눈 앞에 두고 있었고, 칭기즈칸의 옥새까지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자연스러웠다. 신하들은 홍타이지에게 황제로 즉위하라고 간청했고 홍타이지는 아직 자격이 없다고 겸양의 모습을 보이는 롤플레이가 반복되었다. 그리고, 타이밍이 되었다고 생각되었을 때 홍타이지는 신하들에게 '형제 국가인 조선에게.. 2024. 11. 18.
실패의 의미 제나라를 춘추전국시대의 첫번째 패자(覇者, hegemon)로 만든 관중의 커리어를 들여다보자.1. 장사를 했으나 망했다. 2. 관직에 올라서 파면당한다. 3. 전투에 참여해서 패배하고 도망갔다. 4. 왕의 둘째 아들을 보필하는 가신이 되었으나, 권력투쟁에서 밀려서 다른 나라로 함께 망명한다. 5. 유력한 왕위 계승자인 셋째 아들을 죽이기 위해 활을 쏘아서 맞추었지만 죽이는데는 실패하고 그 셋째 아들이 왕이 되자 생명이 위태로워 진다.장사에 성공했으면 상인으로 부를 누렸을 것이고 관직에서 승승장구했으면 재상이 되었을 것이고 전투에 재능이 있었으면 장군으로 성공했을 것이다. 관중은 모든 커리어에서 실패했다. 제환공의 성공은 관중의 실패를 어떻게 이해했는가에 의해 결정되었다. 사람을 뽑을 때, 사회생활의 모든.. 2024. 11. 13.
'미래'라는 괴물 어디에서 시행착오를 해서 무엇을 배운 기록인가라는 관점에서 나는 공자의 논어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논어는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한 일군의 무리가 유랑하면서 자신들 내부에서 토론한 내용이 담겨있다. 따라서, 세상을 바꾸기 위한 고민 보다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성찰이 주된 스토리가 된다.  반면에,제나라를 춘추전국시대의 첫번째 지배자가 되도록 만든 '관중'이 쓴 '관자(管子)', 진나라를 초강국으로 만들어서 춘추전국시대를 끝내고 제국의 시대를 연 상앙의 '상군서(商君書)', 물려받은 제국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기틀을 놓은 당태종의 '정관정요(貞觀政要)' 인생에 대한 성찰과 마음가짐 그리고 인간이 살아가야하는 옳은 길과 같은 것을 다루지 않는다.  관중과 상앙 그리고 당태종도 사람이었으니 '삶'이라는 것.. 2024.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