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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35

노자와 기업경영 81 - 위이부쟁 爲而不爭 무위(無爲)의 철학으로 알려진 노자의 도덕경은 결론인 81장 최종편에서 무위(無爲)가 아니라 유위(有爲)를 이야기한다. 비트겐슈타인이 말할 수 없는 것의 실체를 드러내기 위해 논리철학논고 전체를 통해 말할 수 있는 것의 구조를 분석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철학은 말할 수 있는 것을 명료하게 묘사함으로써, 말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 논리철학논고 4.115살아있는 사람은 아무 것도 안하면서 살아갈 수 없다. 잠을 자는 행위를 해야하고, 아침에 일어나는 행위를 해야하고, 밥을 먹는 행위를 해야하고, 일이라는 행위를 해야한다.그렇다면, 어떻게 행위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결국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 되기도 한다. 노자는 부쟁(不爭)의 방법으로 행위하라고 가르친다. 갑골문에 보면 .. 2024. 10. 19.
노자와 기업경영 80 - 감기식 미기복 안기거 락기속 甘其食 美其服 安其居 樂其俗 톨스토이의 유명한 단편소설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의 주인공 농부 바흠은 바시키르 유목민들과 거래를 한다. 바흠은 1000루블을 바시키르인에게 주고 바시키르인은 바흠이 해가 떠있는 동안 걸어갔다가 돌아오는 만큼의 땅을 모두 바흠에게 제공하기로 한다. 물론, 해가 진 후에도 출발지점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땅 뿐만 아니라 1000루불도 돌려받지 못한다. 바흠은 죽을 힘을 내서 최대한 멀리로 달렸고 결국 만족할 만큼의 넓은 땅을 돌아서 해지기 전에 출발지점에 도착하지만, 몸을 너무 혹사시킨 탓에 쓰러져 죽고 만다. 노자는 사람에게 궁극적으로 필요한 건 맛있는 음식, 아름다운 옷, 편안한 집 그리고 문화의 향유라고 가르친다(甘其食 美其服 安其居 樂其俗). 노자는 권력과 욕망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 2024. 10. 19.
노자와 기업경영 78 - 천하막부지 막능행 天下莫不知 莫能行 세상을 바꾸어 놓을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에 물어보거나 의견을 구하지 않는다. 아이디어가 새어나가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든 막상 들어보면 별다를 것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업을 만들고 이윤을 창출하는 원천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끌고가는 실행력이다. 사람들이 수없이 실패한 뻔한 아이템이라고 하더라도 꾸준히 오래 실행하다보면 시행착오 끝에 돌파구가 발견되기도 한다. 노자는 세상 사람들의 문제는 모르는게 아니라 실행하지 못하는 것(天下莫不知 莫能行)이라고 지적한다. 고민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어떠한 긍정적인 변화도 발생되지 않는다. 과감히 행동하지 못하는 이유를 노자는 사람들이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이 운이 나쁜 존재라는 .. 2024. 10. 19.
노자와 기업경영 77 - 천지도 손유여이보부족 天之道 損有餘而補不足 한국의 풍수지리는 세상을 인간과 땅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상호적인 구조로 이해한다. 그래서, 살아가는 땅에 부족한 점이 있으면 사람이 나서서 그 자연을 보완했는데 이를 자연의 개조 또는 정복이 아니라, 어머니인 땅에 대해 마땅히 해야할 도리라고 생각한다. 풍수의 개념 중 하나인 비보(裨補)는 이렇게 부족함을 보완하는 사람의 노력을 의미한다.최원석 선생의 책 '사람의 산, 우리 산의 인문학'에서는 우리나라 풍수에 있어서 가장 특징적인 요소로 '조산'을 제시한다. "조산이란, 흙/돌/숲/나무 등을 마치 산처럼 조성하여 취락이 입지하고 있는 지형/지세의 부족한 부분을 메움으로써 경관을 보완하는 것이다. 지금도 전국의 고을과 마을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간직한 조산이 다양한 모습으로 많이 남아있다." "비보는 자.. 2024. 10. 19.
노자와 기업경영 76 - 시이병강즉불승 是以兵强則不勝 박정훈의 책 '약자들의 전쟁법'에는 전쟁의 승패에 관한 재미있는 통계 결과가 나와있다. 근대 이후 벌어진 전쟁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보유한 쪽이 최종적으로 승리하는 비율이 45%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전력이 강한 국가는 자신이 보유한 화력의 우위를 활용할테니, 약한 국가 입장에서는 화력의 우열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게임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전쟁의 승패에 따라 나라의 명운이 결정되는 약한 국가는 전쟁을 장기전으로 늘어뜨리고 정면승부를 피한 채, 게릴라전을 통해 강자와 약자가 모두 진흙탕 속에 빠지도록 유도할테고, 전쟁의 승패가 나라의 명운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강한 국가는 전쟁이 길어질 수록 국내 여론이 악화되면서 전쟁의 동력과 집중력이 흔들리기 쉽다. 노자는 전력이 강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길 수 .. 2024. 10. 19.
노자와 기업경영 74 - 민불외사 기하이사구지 民不畏死 奈何以死懼之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책 '대중의 반역'에 따르면 인류가 자신을 야만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서 만들어낸 소위 '문명'의 본질은 약한 적과의 공존이다. 나보다 힘이 약한 반대자에 대해서 생명을 위협하기 보다는 관용을 베풀고 성가시고 불편하더라도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다. 노자는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죽음으로 사람들을 겁박줄 수 없다(民不畏死 奈何以死懼之)고 가르친다. 대화와 소통은 내가 다른 의견을 가졌다는 이유로 상대가 나를 칼로 찌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출발한다.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로 회의시간 내내 기업 오너로부터 모욕을 당하는 임원들을 여러 회사를 거치며 꽤 많이 목격했다. 기업의 구성원을 매순간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나약한 초식동물로 만들어서는 시장이라는 정글.. 2024.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