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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27

주역과 CEO 57 중풍손 重風巽 - 겸손의 기술 떠돌이가 되어서 정처없이 헤메는데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겸손하거나 비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쫓겨남에 뒤이은 장면은 57번째 괘 '중풍손'이다. 중풍손은 바람 위에 바람이 있는 형상이다. 뭔가 움직임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손을 뻗어도 잡히는 실체가 없다. 주역은 이 장면에 '겸손(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강제로 무릎 꿇리는 상황에 처한다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이무인지정利武人之貞"무인의 올바름이 이롭다" 무인에게는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 나를 변명하기 위해서 말을 많이 할 수록 초라해진다. 해야할 행동이 있으면 실천하고 없으면 가만히 있어야 한다.  빈손 인頻巽 吝"자주 겸손하면 민망하다" 겸손할 필요없는 상황에서 굳이 자신을 낮출 필요없다. 남발되는 겸손에 타인.. 2024. 10. 24.
주역과 CEO 56 화산려 火山旅 - "쫓겨나다" 주역은 성공에 이어지는 다음 장면으로 '쫓겨남'을 이야기한다. 성공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면 곧 망하고 쫓겨나서 떠돌게 된다. 주역의 세계관에서 부자는 망해도 3대를 가지 못한다.  56번째 괘 화산려 火山旅는 산 위에 불이 있는 형상이다. 산은 불을 품으려고 하지만 산은 발이 땅에 붙어있어서 움직이지 못하고 불은 자유롭게 움직인다.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없다.  쫓겨난 모습에 주역에 '려(旅)'라고 이름으 붙였는데, 시라카와 시즈카에 따르면 려(旅)는 깃발을 따라 사람들이 몰려다니는 모습을 담았다. 깃발이 희망의 상징으로 힘차게 휘날릴 수도 있고, 빛이 바래어 경멸의 대상이 되고 있을 수도 있다.  旅瑣瑣 斯其所取災여쇄쇄 사기소취재"인색하게 행동한다. 이것이 재앙을 일으킨다." 곳간에서 인심이 나는.. 2024. 10. 24.
주역과 CEO 55 뇌화풍 雷火豐 - '성공이 지속되기 위한 조건' 하는 일마다 잘 풀린다. 주역은 이러한 성공의 모습에 풍(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주역의 55번째 괘 뇌화풍은 불 위에 번개가 치는 형상이다. 불이 밝은데 그 위에 더 밝은 번개가 보인다. 누군가는 이 모습을 보고 앞으로 더 밝아지겠다고 기뻐할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번개가 쳤으니 머지않아 비가 내리고 불이 꺼질 것이라고 두려워 할 수도 있다.  일중두수日中見斗"해가 중천에 떠있는데, 북두칠성이 보인다" 성공은 수많은 사람들의 기여가 모여서 발생하기 마련이다. 왕만 오롯이 빛나지 않는다. 몸 바쳐 헌신한 공신들의 이름도 거명된다.  득의병得疑疾"의심하고 병을 얻는다" 하늘에 태양이 두개 있을 수 없다. 물론 지금 하늘에는 태양 옆에 빛나는 별자리 하나가 있으니 태양이 두개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2024. 10. 23.
주역과 CEO 54 - 뇌택귀매 雷澤歸妹 여건이 안좋다. 강행해야 하는가 아니면 한걸음 물러서서 때를 기다려야 하는가? 주역의 54번째 괘 뇌택귀매(雷澤歸妹)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이야기한다. 귀매(歸妹)는 여동생을 시집보낸다는 뜻이다. 아.. 뭔가 이상하다. 혼주가 부모가 아니라, 오빠다. 든든한 부모가 안계시는 위태롭고 미약한 처지인데 동생을 시집보내야 한다. 무척 걱정스럽다. 跛能履파능리"다리를 다쳤는데도 능히 걸어간다" 眇能視묘능시"한쪽 눈이 안보이지만 그래도 볼 수 있다" 愆期건기"약속이 어그러진다" 상황과 여건이 좋지 않다고 해서, 아무 것도 못하는 건 아니다. 힘들지만 전진하는게 가능하다. 노력을 통한 작은 성과가 나올 수 있으며 이는 박수 받을만 하다. 承筐无實 刲羊无血승광무실 규양무혈"바구니를 열었으나 과일이 들어있.. 2024. 10. 20.
주역과 CEO 52 - 중산간 重山艮 달릴 때가 있으면 멈출 때도 있는 법이다. 하지만, 쉬지않고 달리는 것이 소위 '정상'상태로 규정되어 있는 세상이니, 멈추는 순간, 루저(loser)로 간주되기 쉽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사르트르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멈춰있는 나'를 타인들이 손가락질하고 비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갑자기 내 주변이 지옥으로 변한다. 주역의 52번째 괘 중산간(重山艮)은 멈춤의 방법을 제시한다. 艮其趾간기지"발가락을 멈춰라" 사람은 오해받는 것을 고통스러워 하기 마련이다. 누가 뭐라고 비난하면 굳이 대응할 필요없다는 걸 알면서도 가슴이 꿈틀거리기 마련이다. 심장이 뛰고 화가 나는 것까지 제어할 수 있는 건, 평범한 사람의 몫이 아니다. 무척 힘들다. 마음을 다스.. 2024. 10. 20.
주역과 CEO 51 - 중뢰진 重雷震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주역의 51번째 괘 중뢰진(重雷震)은 우뢰 위에 우뢰가 올려져있는 형상이다. 하늘이 어두어지고 천둥이 울리고 대지가 함께 흔들린다. 세상이 망하려나.. 두려움에 흔들리는 중뢰진 괘는 뒤따라 이어지는 다음 장면인 중산간 괘의 고요함에 도달하기 위한 통과의례로 이해하는게 맞다. (물론 그 반대도 역시 옳다) 중산간(重山艮) 괘는 산과 산이 겹쳐있다. 그래서 고요하다. 양자역학의 쌍생성, 쌍소멸처럼 인생의 아비규환과 희로애락은 맥락없이 생겼다가 사라진다. 사람들은 그 맥락없음을 견디지 못하고, 눈 앞의 현상 뒤에 거대한 힘(또는 신)이 존재한다고 믿.. 2024.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