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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침략하지 마라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은 자신을 이어 황제가 될 후세들에게 '황명조훈'이라는 이름의 통치 가이드라인을 남긴다. 황명조훈에는 개국의 정신과 국가운영의 원칙 등이 자세하게 담았는데, 주원장은 이견의 여지를 허용하지 않는 절대적 가치를 부여한다. 6장은 외교 정책을 다루고 있는데 여기에 '조선국'이 등장한다. 해당 부분을 들여다보자. ...사방의 諸夷는 모두 산으로 막히고 바다로 떨어져 한 모퉁이에 치우쳐 있어 그 땅을 얻어 도 산물을 가져올 수가 없고 그 백성을 얻어도 부릴 수가 없다. 만약 그들 스스로가 살피지 못하고 우리 변경을 소란하게 한다면 즉 그들에게 좋지 못할 것이다. 그들이 중국의 걱정이 되지 않는데도 우리가 가벼이 군사를 일으켜 침범한다면 역시 좋지 못한 것이다. 나는 후세의 자손이 중국의 부강.. 2026. 11. 5.
이방원의 군신유의 君臣有儀 - 3루 경영학 이방원은 아버지 이성계와 함께 조선을 만든 개국공신들을 죽였고, 왕세자 방석을 죽였고, 동복 형인 방간을 유배보냈다. 그리고 아버지의 정적이었던 수구세력 권근과 하륜을 등용한다. 아버지의 믿음을 배반했다면 내 믿음도 배반 당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이방원은 마음 속에 의심이 생기면 어떻게 해서든 그 의심을 해결해야만 했던 것 같다. 이방원의 ‘의심 구조’에 따른 첫번째 희생자는 자신이 왕위에 오르는데 기여한 일등공신 이거이였다. 이방원은 ‘정종 복위 역모’ 시나리오를 만든다. 그리고 그 주인공 이름에 이거이를 적어넣는다. 증인은 조영무 한명이다. 문제는 조영무가 이방원이 지금까지 저질러온 살인교사 행각의 실행 요원이었다는 것이었다. 이방원이 지시한 정몽주와 정도전의 살해 현장에 조영무가 있었다.. 2026. 11. 4.
영감이라는 발작 - 자먀찐, '우리들' 조지오웰의 '1984',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더불어 3대 디스토피아 소설로 알려진 예브게니 자먀찐의 '우리들'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단지 이 핸들만 회전시키면 여러분들 중의 누구라도 한 시간에 소나타 세곡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선조는 얼마나 어렵게 이 일을 했는지.... 그들은 간질의 알려지지 않은 한 형태인 '영감'이라고 하는 발작에 스스로를 맡김으로써만 창조를 할 수 있었습니다"자먀찐이 1920년에 쓴 소설이니, 아무리 29세기를 상상하면서 묘사를 했더라도 지금과 같은 AI 세상을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은 낮으나, AI로 간단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음악을 생성시킬 수 있는 지금의 현실과 닮았다. '영감'이 없어도 그림을 그릴 수 있고, 곡을 쓰고, 연주를 할 수 있는 세상이 더 .. 2026. 10. 21.
혁신가를 위한 안전지대 - 3루 경영학 1917년 2월 러시아 짜르 전제정이 무너지고 난 후, 10월 쿠데타를 통해 레닌이 정권을 잡는데 성공한다. 볼셰비키는 러시아 사회주의자 그룹에서 소수 분파였으며, 레닌은 그 볼셰비키 안에서도 사실상 외톨이 신세였음에도 권력을 획득할 수 있었던 여러 이유 중에는 제정 러시아가 3국 협상의 일원으로 참전한 제1차 세계대전이 있었다. 대부분 농민의 자식이었던 병사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 무엇을 위해 왜 싸워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기 보다는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농사 짓기를 원했다. 레닌은 전쟁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모순의 결과이며 따라서 혁명을 통해 유럽 여러 나라에서 프로레타리아가 권력을 얻게 되면 자연스럽게 소멸할 운명에 처할테니 러시아는 독일과의 전쟁을 당장 중단해야.. 2026. 10. 21.
죽음을 선취한 자 "아직 죽지 않아서 부끄럽지 않냐고 매년 매달 저 무덤들에서 저 저잣거리에서 질문이 솟아오르는 나라에서, 이토록 억울한 죽음이 수많은 나라에서 시를 쓴다는 것은 죽음을 선취한 자의 목소리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김혜순, '죽음의 자서전 - 시인의 말' 중에서하이데거가 말하는 죽음에의 선구(先驅)는 시간적으로 그리고 공간적으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서 나와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그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미리 가까이 달려가서 경험해 보는 것(Vorlaufen)을 의미한다. 영어로는 '미래의 일을 예상하고 기대하다'라는 뜻으로 Anticipation으로 번역하는데 이건 약간 애매하다. 죽음이라는 사태를 향해 내가 먼저 적극적으로 달려가서 그것을 느끼고, 그 과정을 통해 지금 내가 지나가고 있는 이 삶의.. 2026. 10. 8.
혁신은 문제를 문제로 바꾸는 행위이다 - 3루 경영학 미시경제학에는 파레토 개선(改善, pareto improvement)이라는 개념이 있다.어떤 영역에도 손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적어도 한개 영역 이상에서 이득을 가져다주는 변화를 의미한다. 나빠지는 것은 전혀 없고 좋아지기만 하는 아름다운 상황이다.조금은 거칠더라도 단적으로 말한다면, 적어도 '기업 경영'에서 파레토 개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기존의 문제를 새로운 문제로 바꾸는 것을 의미할 따름이다. OKR을 도입한다고 해보자. 아무리 꼼꼼하게 사전 준비를 한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운영되어 오던 KPI 시스템에서는 발생하지 않던 수많은 이슈와 운영 상의 오류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올 것이다. OKR을 도입하는 혁신은 전통적 KPI에서 발생되는 문제를, OKR에서 발생되는 문제로 바꾸는 .. 2026.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