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단상134 누구와 싸우는가? "네가 체격이 좋고 칼도 즐겨 차지만 속은 겁쟁이가 아니더냐? 네가 용기가 있으면 나를 찌르고 이 길을 지나가고, 없다면 내 가랑이 밑으로 기어 지나가라!"동네 불량배들에게 둘러 쌓인 채 이런 모욕적인 말을 들었을 때, '한신'은 가랑이 밑으로 기어지나가는 선택을 한다. 나중에 한나라의 총사령관이 될 한신에게는 그저 그 상황이 불편했을 뿐, 동네 불량배는 싸울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경쟁이라는 단어는 내재적으로 경쟁의 대상인 '누구'를 전제로 한다. 당연히 그 '누구'는 싸울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이어야 한다. 한신 입장에서 불량배와 싸워서 이긴들 딱히 얻을게 없었다. 기업의 경쟁 전략도 수천년 전의 한신이 겪은 케이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싸워서 이겼을 때 그 댓가로 돌아올게 충분하지 않으면 굳이 싸워.. 2025. 7. 18. 리더 - 쉬운 일을 해결해주는 사람 사업은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며, 고객의 마음을 얻어서 지갑을 열고 돈을 지불하게 만든 후 시간이 지나도 고객이 후회하지 않도록 만족을 유지하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창업으로 성공하는 확률이 그렇게까지 극단적 낮은 것이다. 그 어려운 일을 회사의 구성원이 경쟁사보다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서 압도적으로 해결해내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쉬운 일은 쉽게 처리될 수 있어야 한다.어려운 일은 '고객'과 만나는 전방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온갖 불확실성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디테일에서 승부가 갈린다. 현장 실무자의 몫이다. 하지만, 실무자에게는 고민이 많다. 그 고민들 각각의 인과관계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고객 접점에서의 승부 이외에는) 의사결정 권한이 있는 리더의 입장에서는 .. 2025. 7. 16. 20:80 vs. 100:100 A사의 CEO로 일하기 시작한지 2달 정도 지난 뒤에 알게 된 사실이었다.내가 가장 신뢰하던 임원 B가 담당한 조직의 구성원들이 'CEO 보고용 업무'와 '실제 진행용 업무'로 나누어 two-track으로 일하고 있었다.좋은 쪽으로 이해한다면, 현장의 복잡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이 '보고'라는 프로세스를 통해 CEO에게 잘보이고 효과적으로 소통하도록 돕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수도 있다. 아마 그랬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건 나에게는 심각한 위험 경고였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조직이 유능하고 부지런한 20%가 나머지 평범한 80%를 끌고가는 소위 20:80 법칙에 준해서 운영되고 있었다면,내가 맡은 회사는 100%의 사람들이 100%의 성과를 만들어내야 했기 때문이었다. 100%가 100%.. 2025. 7. 12. 말로 일하기 vs. 글로 일하기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써 하며, 이 문서에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다. 군사에 관한 것도 또한 같다."- 헌법 제82조 문서로 일한다는 건, 책임소재에 대한 근거를 남겨두기 위함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대규모 조직이 효과적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한 출발점으로서의 소통의 명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말은 휘발성이 크기 때문에 바로 사라진다. 그리고 각 사람들이 자신의 기억에 의존해서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그 해석이 업무 지시가 되어서 아래 조직으로 전달된다. 이렇게 전달된 지시가 합쳐졌을 때, 전체적으로 멋진 그림이 만들어지기 쉽지 않고 지시 내용의 적정성에 대해서 크로스체크가 불가능한다. 지시한 상사의 입에 의지하고 해석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문서로 일한다는 건.. 2025. 7. 10. 돈과 사람에 대한 처신 돈과 사람에 대한 처신을 보면 개인 또는 조직의 성향을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하는게 가능하다.허세가 있으면 해롭고,소극적이면 도움이 안된다. 하지만, 허세의 사실여부를 판단하는 것과소극성과 진중함을 구분하는 건 꽤 난이도가 높다.'시간'이 말을 해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 시간을 현명하게 통과하는 지혜가 필요할 따름이고.. 2025. 7. 10. 남아있는 땅, 여지 여지(餘地)는 남아있는 땅이라는 뜻이다. 남아있으니 그 땅이 집을 지을 수도 있고, 곡식을 재배할 수도 있고 꽃을 심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여지를 '가능성'이라고 읽어도 무방하다. 책 '즐거운 남의 집'의 저자 이윤석은 '여지'가 있는 집이 좋은 집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비싸고 멋진 집이라도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에게 여지를 주지 않는 집은 좋은 집이 아니다. 집과 사람이 상호 작용하면서 사귀고 함께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파를 놓고 여기에 텔리비전을 놓을 수밖에 없는 집 말고요. 집에 들어선 순간 여기는 이렇게 쓸 수도 있겠다, 여기에는 이게 있으면 좋겠다, 할 수 있는 집을 찾아다녔어요. 말하자면 '집 속에 있는 나'를 상상할 수 있는 집이지요"여지가 있는 집에 사는 사람은 '주인'.. 2025. 6. 26. 이전 1 2 3 4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