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8 논어 - 악을 덕으로 갚다니... "나에게 해를 끼친 사람에 대해서 착한 덕으로 갚아야 합니까?" 논어 헌문편에서 이 질문을 받고 공자는 질문자에게 되묻는다. "그렇다면, 나에게 착한 덕을 베푼 사람에게는 무엇으로 갚아야 합니까?" 공자는 착함으로 악함에 대응하는 것에 대해 명확하게 반대한다. "원한은 그릇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갚고, 은혜는 은혜로 갚아야 한다" 실용주의적인 냉정한 판단이다. 나에게 원한을 끼친 사람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그릇된 것을 바로 잡아야하는 목적이 있을 때로 제한한다. 그리고 바로 잡아줄 필요가 없을 때는 그냥 잊어버리는게 상책이다. 굳이 내 아까운 시간을 투입하여 악을 악으로 복수할 필요없고, 악을 덕으로 갚아야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2025. 2. 10. 논어 - 확신의 딜레마 사회생활의 나이테가 많아질수록 그리고 겪어낸 사람과 읽은 책이 쌓일수록, 무언가를 확신하고 그 확신을 말로 뱉어내는게 힘겹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고 있는 일과 가야하는 길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져야만 하기도 하니, 이런 딜레마가 없다.공자는 논어 헌문편에서 '자신의 말에 대해서 부끄러움을 가지지 않는 사람은 실천해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其言之不怍 則爲之也難)실천은 끊임없는 반성의 과정이다. 일찌기 독일 제국의 군사전략을 기초한 몰트케가 '적과의 첫 접촉 이후까지 살아남는 계획은 없다'라고 주장한 것도 이와 맥락이 연결된다.현재 눈 앞에 펼쳐지는 모든 것에 대한 정보를 수용해서 프로세싱하는게 불가능하고, 미래의 환경 변화를 예측하거나 상대방의 머리 속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 역시도.. 2025. 2. 10. 논어 - 가르칠 수 있는 사람1 내가 먼저 배우고 깨달은 지식을 타인에게 전달해서 돕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좋은 의도로 시작한 가르침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유쾌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때도 많다. 오히려 가르쳐주려는 선의의 접근이 간섭과 지적으로 받아들여지기가 쉽다. 듣는 사람에게는 '귀찮음'이 되고 도우려는 사람에게는 '상처'로 남는다. 공자의 시대에도 이런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논어 술이편에서 공자는 아무에게나 가르침을 주지 않으리라고 선언한다. "배우려는 열의를 보이지 않으면 일깨우지 않고, 스스로 애쓰지 않으면 끄집어내주지 않는다 (不憤不啓 不悱不發)" 그렇다면, 열의와 애씀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육포 한꾸러미 이상을 들고 온 사람에게 나는 가르침을 거절하지 않는다 (自行束脩以上 吾未.. 2025. 2. 9. 논어 - 인(仁)이란 무엇인가? 논어에서 공자가 가장 높게 추구하는 가치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仁 (어질 인)이다. 문제는 그 仁이 무엇인지, 공자가 자세한 설명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는데에 있다. 논어 텍스트 속에는 仁의 정의가 간략하게 라도 내려져 있는 문장이 두군데 발견된다. "인은 자기를 극복하고 예의를 갖추는 것이다" (克己復禮)"인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愛人)자기가 누구인지 과연 극복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아는건 仁을 이해하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 예의는 또 무엇인가? 더군다나 '사랑'이야말로 더 얘기할 것이 있을까? 어려운 걸 더 어려운 걸로 설명하는 불편한 시도이니 공자의 설명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행히, 논어 속에는 仁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설명이 남아있다. 들여다보자."인을 실천하는 방법은 가까운 것을.. 2025. 2. 7. 일 잘하기와 기쁘게 하기 - 易事而難說 難事而易說 논어 자로편에는 두가지 종류의 리더가 등장한다. 유형1 '군자' - 함께 일 하기는 쉬운데, 기쁘게 하기는 어려운 리더유형2 '소인' - 함께 일 하기는 어려운데, 기쁘게 하기는 쉬운 리더 기업은 일을 하기 위해 모인 곳이므로 일에 대해서는 모두 동일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일의 성공보다는 개인적이고 말초적인 기쁨을 추구하는 리더들이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중간관리자로 가면 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일의 성공 여부 보다는 권력을 가진 사람를 기쁘게 하는 것으로 생명 연장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라고 봐야 한다. 공자는 군자형 리더들은 아랫사람의 능력에 맞추어 일을 맡기고, 소인형 리더들은 아랫사람들이 모든 능력을 다 갖추기를 요구한다고 설명한다. 내가.. 2025. 2. 2. 중용의 한계 - 미치거나 단단하거나.. '어떻게 귀신을 섬겨야 합니까?'라는 제자의 질문에 공자는 단호하게 답한다.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데 귀신까지 섬길 수는 없다'귀신에 의한 길흉화복은 공자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하지만, 귀신을 향해 복을 비는 행위인 제사에 대해서는 모호한 스탠스를 보인다. "귀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는 귀신이 그 자리에 와있는듯이 제사를 지내라""귀신을 공경하되 멀리하면 지혜롭다"귀신을 멀리하면 지혜롭다고 말하면서, 제사를 지낼 때는 귀신이 실존하는 듯이 정성을 다하라는 공자의 가르침은는 이율배반적이다. 아마도, 불필요한 적을 만들지 않고 갈등을 피하기 위한 중간 타협점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공자가 말하는 '중용'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그렇게 완벽한 사.. 2025. 2. 2.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