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시간17

나는 누구의 노예인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어떠한 먹물스러운 이론으로부터도 영향받지 않았으며, 오로지 현실에 충실할 뿐이라고 주장하는 '실용주의자'들 역시도 들여다보면 어느 죽은 경제학자의 노예인 경우가 많다" - 케인즈"Practical men, who believe themselves to be quite exempt from any intellectual influences, are usually the slaves of some defunct economist"공부를 해야하는 이유가 지식의 축적에 있기는 하지만 보다 본질적으로는 내가 누구로부터 영향을 받았는지를 이해하면서,그래서 현재 있는 곳에 그냥 머물지 아니면 새로운 곳으로 떠날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확보하기 위함인 듯.. 2025. 7. 1.
방랑하는 운명 소설가 김영하의 책 '여행의 이유'에는 생각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은 방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구절이 들어있다. 인맥, 산업, 전문 분야와 같은 어느 땅에 뿌리박고 세월이 깊어질 수록 잔뿌리가 땅 깊숙히 파고 들어서 땅과 뿌리가 한몸이 되는 직업들은 굳이 방랑해야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머리 속에 들어있는 것들은 투입과 산출이 명확하지 않고, 그 결과물은 정성적일 수 밖에 없으니 모든 사람에게 환영만 받을 수 있는게 아니라는 점이 김영하가 제시하는 방랑으로 떠밀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내 지난 커리어를 돌아보면, 마케팅에 있을 때는 그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마케터보다 경험이 짧았고, 파이낸스로 옮겼을 때는 아예 회사의 관리회계 히스토리를 모르는 상태였고, 전략에서는 흔한(?) 외국 MBA 졸업장도 없는 .. 2025. 6. 29.
아인슈타인의 장 방정식과 삼선의 이론 아인슈타인의 장 방정식은 시공간의 휘어짐 즉 곡률을 나타내는 좌변과 물질을 나타내는 우변으로 구성된다.이는 공간과 물질이 마치 무대와 배우처럼 따로 떨어져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 공간과 물질이 상호작용하면서 서로를 변형시킨다는 의미가 되겠다. 따라서, 물질이 존재한다면 곡률 없는 완벽한 평면이 존재하기 어렵고 당연히 내각의 합이 180도인 삼각형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즉, 유클리드 기하학이 말하는 완벽한 삼각형은 물질이 없는 세계에나 있는 허구적 존재일 뿐이다. 선 보다는 악의 위세가 더 대단한 현실을 볼 때마다, '도덕'이라는게 그리고 인간이 짐승과 다르다고 믿는 수많은 이유들이 내각의 합이 180도일 수 있는 이상적인 곡률 제로의 세계를 전제하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2025. 5. 6.
번외팔목 바둑에는 반외팔목(盤外八目)이라는 격언이 있음.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한걸음 떨어져서 바둑판을 들여다보면, 8집 만큼이나 실력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얘기임.자기 객관화가 현실 공간에서의 실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음.트럼프의 'Make America Great Again'은 미국이 더이상 Great 하지 않다는 정확한 자기객관화라고 볼 수 있으나, 지금의 비이성적인 관세 정책은 미국이 Great 하던 시절에도 강행하기 어려운 무리수를 Great 하지 않은 지금 밀어부친다는 점에서 오류를 내포하고 있음.자기객관화가 8집의 우위를 만들어낸다면, 자기주관화는 순간적으로 8집의 열위를 초래하게 됨.굳이 8집의 우위를 버려야 할 이유가 없고 일부러 8집을 불리하게 짊어지는 것도 어리석으니, .. 2025. 4. 29.
나에게 영감을 주었던 나의 영웅들 "우리 애플 직원들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잊었습니다. 당신이 누구인지를 기억하는 방법 하나는 당신의 영웅들이 누구인지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나에게 영감을 주었던 '나의 영웅'은 누구였었는지, 다시금 떠올려 본다. 스피노자 최동원신해철전유성데니스 로드맨조르바 : : 2024. 12. 23.
등을 돌리는 자유 "영혼은 자신의 세계를 선택하고 그 신성한 다수로부터 문을 닫아버린다The Soul selects her own Society Then shuts the Door To her divine Majority" 일반적인 해석과 달리, 시를 쓴 에밀리 디킨슨에게서는 her own society와 her divine Majority를 동일한 대상이지 않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소속할 세상을 선택하고 그 세상을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디킨슨 스타일의 '자유'였을 듯하다. 세상을 선택하는 것도 그리고 거부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안타깝게도 세상의 일부를 나의 것이라고 믿고 나머지 세상에 마음을 닫으면서 작은 영토 속에서의 삶을 추구하는건 영원을 꿈꾸는 시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어쩔 수 없다. 선택하고.. 2024.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