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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현실 비즈니스

논어 - 인(仁)이란 무엇인가?

by pied_piper33 2025. 2. 7.

논어에서 공자가 가장 높게 추구하는 가치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仁 (어질 인)이다. 문제는 그 仁이 무엇인지, 공자가 자세한 설명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는데에 있다.

논어 텍스트 속에는 仁의 정의가 간략하게 라도 내려져 있는 문장이 두군데 발견된다.

"인은 자기를 극복하고 예의를 갖추는 것이다" (克己復禮)
"인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愛人)

자기가 누구인지 과연 극복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아는건 仁을 이해하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 예의는 또 무엇인가? 더군다나 '사랑'이야말로 더 얘기할 것이 있을까? 어려운 걸 더 어려운 걸로 설명하는 불편한 시도이니 공자의 설명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행히, 논어 속에는 仁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설명이 남아있다. 들여다보자.

"인을 실천하는 방법은 가까운 것을 통해 어렴풋한 지식을 깨닫는 것이다"
(能近取譬 可謂仁之方也 능근취비 가위인지방야)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활용하여 타인과 공감할 수 있는 공통의 지혜를 탐구하는 자세 정도로 풀어 쓸 수 있겠다. 그렇다면, 仁은 예민한 공감능력과 그 공감의 실천에 다름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그것이 공자가 요구하는 군자가 도달해야 하는 경지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과연 仁의 경지에 도달하면 만사형통이고 행복한 삶이 열리는 것인가?

공자는 논어 위령공편에서 仁의 한계를 설명한다.

"인을 실천하더라도 지위가 높지 않고 행색이 초라하면 무시당한다"
(仁能守之 不莊以涖之 則民不敬)

세상이라는게 그렇다. 옳은 일을 하는 것과 그만큼의 존경을 받는 것은 별개라고 보는게 합리적이다. 다행히 仁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라면, 자신을 몰라주는 사람들에게 크게 원망할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인지, 공자는 仁을 실천하는 사람은 근심이 없다(仁者無憂)는 위로의 글을 남긴다. 아마도 자기 자신을 위한 고백이었을 것이다.

실천하고 나서 근심 없는 삶이라면 그걸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