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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과 CEO

주역과 CEO 54 - 뇌택귀매 雷澤歸妹

by pied_piper33 2024. 10. 20.
여건이 안좋다. 강행해야 하는가 아니면 한걸음 물러서서 때를 기다려야 하는가?
 
주역의 54번째 괘 뇌택귀매(雷澤歸妹)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이야기한다.
 
귀매(歸妹)는 여동생을 시집보낸다는 뜻이다. 아.. 뭔가 이상하다. 혼주가 부모가 아니라, 오빠다. 든든한 부모가 안계시는 위태롭고 미약한 처지인데 동생을 시집보내야 한다. 무척 걱정스럽다.
 
跛能履
파능리
"다리를 다쳤는데도 능히 걸어간다"
 
眇能視
묘능시
"한쪽 눈이 안보이지만 그래도 볼 수 있다"
 
愆期
건기
"약속이 어그러진다"
 
상황과 여건이 좋지 않다고 해서, 아무 것도 못하는 건 아니다. 힘들지만 전진하는게 가능하다. 노력을 통한 작은 성과가 나올 수 있으며 이는 박수 받을만 하다.
 
承筐无實 刲羊无血
승광무실 규양무혈
"바구니를 열었으나 과일이 들어있지 않고, 제사에 쓸 양의 목을 베었으나 피가 나오지 않는다"
 
맨몸으로 수영을 해서 파도가 치는 험한 강을 건넌다고 해보자. 온갖 어려움을 뚫고 강 중간까지 최선을 다해 도착할 수는 있고 그 분투하는 모습에 구경꾼들의 박수를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을 끝까지 건너지 못하면 물에 빠져 죽는다. 칭찬과 환호 따위는 아무 소용이 없다.
 
여건이 안좋으면 하지 말아야 한다.
 
여동생이 행복할 것 같지 않다면 그리고 오빠인 내가 부모를 대신하여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줄 수 없다면, 시집 보내면 안된다.
 
안되는 일은 안되도록 내버려두자. 안되면 되게 하려다가 사람만 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