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마다 잘 풀린다. 주역은 이러한 성공의 모습에 풍(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주역의 55번째 괘 뇌화풍은 불 위에 번개가 치는 형상이다. 불이 밝은데 그 위에 더 밝은 번개가 보인다. 누군가는 이 모습을 보고 앞으로 더 밝아지겠다고 기뻐할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번개가 쳤으니 머지않아 비가 내리고 불이 꺼질 것이라고 두려워 할 수도 있다.
일중두수
日中見斗
"해가 중천에 떠있는데, 북두칠성이 보인다"
성공은 수많은 사람들의 기여가 모여서 발생하기 마련이다. 왕만 오롯이 빛나지 않는다. 몸 바쳐 헌신한 공신들의 이름도 거명된다.
득의병
得疑疾
"의심하고 병을 얻는다"
하늘에 태양이 두개 있을 수 없다. 물론 지금 하늘에는 태양 옆에 빛나는 별자리 하나가 있으니 태양이 두개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태양은 북두칠성이 거슬린다. 왕의 마음에 병이 생긴다.
일중견매 절기우굉 무구
日中見沬 折其右肱 无咎
"해가 중천에 떠있는데, 작은 별들이 보인다"
공신 뿐만 아니라, 이름없는 신하들과 병사들의 공로도 함께 빛난다. 왕의 의심이 더 깊어지니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 급기야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충신을 죽인다. 하지만, 아무도 이를 비난하지 못한다.
격기무인
闃其无人
"엿보았는데 사람이 없다"
태양이 혼자 빛나고 싶어하므로, 북두칠성도 사라지고 작은 별도 더이상 빛나지 못한다. 아무 문제 없는 듯 보이지만 들여다보니 사람이 사라지고 없다.
성공은 오래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전성기가 짧게만 나타나는 이유는 사람을 잃기 때문이다. 이미 성공했으니 더이상 필요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혁명을 위한 인재와 수성을 위한 인재는 다른 근육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니 혁명을 함께 한 인재를 버리는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변심하여 혁명을 함께한 인재를 존중하지 않고 홀대하는 왕의 성향은 수성을 위해 필요한 인재의마음을 얻지 못하고, 태양에게 듣기 좋은 소리를 하는 것 이외에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간신들이 모여들기 좋은 환경이 된다.
태양이 오래 빛나고 싶다면, 북두칠성과 작은 별들이 함께 빛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이건희 회장 시절의 삼성에서는 윤종용, 이학수, 진대제, 황창규 등등 수많은 스타 CEO이 탄생했었다.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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