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책 '대중의 반역'에 따르면 인류가 자신을 야만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서 만들어낸 소위 '문명'의 본질은 약한 적과의 공존이다.
나보다 힘이 약한 반대자에 대해서 생명을 위협하기 보다는 관용을 베풀고 성가시고 불편하더라도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다.
노자는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죽음으로 사람들을 겁박줄 수 없다(民不畏死 奈何以死懼之)고 가르친다.
대화와 소통은 내가 다른 의견을 가졌다는 이유로 상대가 나를 칼로 찌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로 회의시간 내내 기업 오너로부터 모욕을 당하는 임원들을 여러 회사를 거치며 꽤 많이 목격했다. 기업의 구성원을 매순간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나약한 초식동물로 만들어서는 시장이라는 정글을 맹수처럼 뛰어다니게 할 수 없다.
문명이 없는 곳에서는 학문도 예술도 과학기술도 발전하기 어렵다. 기업이라는 공간 속에서 문명이 살아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사회에서라면 더더욱 문명이 필요하다.
문명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슬프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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