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라를 춘추전국시대의 첫번째 패자(覇者, hegemon)로 만든 관중의 커리어를 들여다보자.
1. 장사를 했으나 망했다.
2. 관직에 올라서 파면당한다.
3. 전투에 참여해서 패배하고 도망갔다.
4. 왕의 둘째 아들을 보필하는 가신이 되었으나, 권력투쟁에서 밀려서 다른 나라로 함께 망명한다.
5. 유력한 왕위 계승자인 셋째 아들을 죽이기 위해 활을 쏘아서 맞추었지만 죽이는데는 실패하고 그 셋째 아들이 왕이 되자 생명이 위태로워 진다.
장사에 성공했으면 상인으로 부를 누렸을 것이고 관직에서 승승장구했으면 재상이 되었을 것이고 전투에 재능이 있었으면 장군으로 성공했을 것이다.
관중은 모든 커리어에서 실패했다.
제환공의 성공은 관중의 실패를 어떻게 이해했는가에 의해 결정되었다.
사람을 뽑을 때, 사회생활의 모든 단계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만들어 온 사람을 높게 평가하기 쉽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모든 단계의 커리어에서 성공한 사람이 왜 지금 나와 함께 일하려고 하는거지?'
윗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그리고 작은 이익을 창출한 것을 성공이라고 판단하면 곤란하다. 죽은 회사를 살려서 시장의 승자로 만들고 시장을 변화시킨 것 정도를 성공이라고 다시 규정한다면,
한 개인의 삶에서 성공을 위한 기회는 한번 정도 오는 것이고 나머지의 모든 시간은 그 기회를 위한 준비였다고 보는게 합리적이다.
따라서, 모든 단계에서의 성공했다는 화려한 레주메 이면에 들어있는 어떤 부분이 깨졌고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한 성장 스토리에 주목해야 한다.
그걸 볼 수 있었던 제환공은 장사의 실패를 통해 '시장'을 배우고, 관리로서의 실패를 통해 '조직'을 배우고, 전투에서의 실패를 통해 '군사'를 배운 관중을 재상으로 삼았고 패업을 이루어냈다.
관중이 특이했던 만큼 제환공도 특이했으니,
특이하지 않은 모든 사람들도 공통적으로 원하는 특이한 성공을 이루어냈을 것이다.
"천하를 정복하려 할 때,
다섯번 이긴 사람은 화를 입고..
네번 승리한 사람은 피폐해질 것이며..
세번 이긴 사람은 패자가 되고..
두번 이긴 사람은 왕이 되고..
한번 이긴 사람은 황제가 된다..
여러번 이겨서 천하를 얻은 자는 드물고, 오히려 망한 자가 많다"
- 오자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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