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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단상

업의 본질과 이쁜 쓰레기

by pied_piper33 2024. 11. 13.
가난한 노부부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폐지를 주워서 생계를 꾸리던 할아버지가 병든 아내를 위해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최고의 한끼를 대접하려는 마음으로 장판 밑에 꼬깃 꼬깃 모아둔 30만원을 들고 특급호텔을 찾았다.
 
그 호텔의 똑똑이 마케터의 눈에는 뭐가 보였을까?
 
current value 30만원
potential value 0원
재방문확률 0%
 
만약 고객의 가치에 따른 등급체계나 여하한 세그멘테이션이 있었다면 그 노부부는 최하 등급이었거나 세그먼트 외 존재였을 것이다.
 
Action Plan...
 
한달에 한번 이상 방문해서 수백만원을 결제하는 부자 A고객과 비교해서 세그먼트 외 존재인 노부부에게는 낮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리적일까?
 
특급호텔이라면 손님이 짜장면 한그릇을 먹든지, 주방장 특선 오마카세를 주문하든지에 관계없이 최고의 경험을 제공해서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저녁이 되도록 하는게 맞다.
 
오히려 자주 오는 사장님 보다 가난한 노부부에게 더 많은 배려를 하는게 궁극적인 이익극대화 관점에서도 합리적일 것이다.
 
비즈니스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빈 카운터(bean counter)에게 고객 세분화를 맡기면 이쁘고 정교하고 세련된 쓰레기가 나오게 되기 마련이다.
 
이쁜 쓰레기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낭비요소라기 보다는 기업을 파멸시키는 핵심적인 리스크로 이해하고 즉시 조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