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 시행착오를 해서 무엇을 배운 기록인가라는 관점에서 나는 공자의 논어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논어는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한 일군의 무리가 유랑하면서 자신들 내부에서 토론한 내용이 담겨있다. 따라서, 세상을 바꾸기 위한 고민 보다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성찰이 주된 스토리가 된다.
반면에,
제나라를 춘추전국시대의 첫번째 지배자가 되도록 만든 '관중'이 쓴 '관자(管子)',
진나라를 초강국으로 만들어서 춘추전국시대를 끝내고 제국의 시대를 연 상앙의 '상군서(商君書)',
물려받은 제국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기틀을 놓은 당태종의 '정관정요(貞觀政要)'
인생에 대한 성찰과 마음가짐 그리고 인간이 살아가야하는 옳은 길과 같은 것을 다루지 않는다.
관중과 상앙 그리고 당태종도 사람이었으니 '삶'이라는 것이 그들에게도 수수께끼였을 것이고 과연 산다는 것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들도 궁금해 했으며 때로는 그 문제로 괴로워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삶에 대한 본질적 문제를 다루는 학문은 소중하다. 하지만, 전쟁을 끝내고 백성의 삶을 평안하게 만드는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
기업의 경영자도
소중하지만 기업을 살리는데 필수적이지는 않은 것과
너무 실무적이라서 하찮아 보이지만 기업을 살리는데 결정적인 것들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시간에는 마음껏의 삶의 의미와 학문의 즐거움을 누려도 좋다. 그리고 그래야 더 깊은 인품의 리더가 될 것이고 인품은 역량의 중요한 토대를 형성한다. 다만, 출근한 이후의 공적인 시간에는 무자비할 정도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에 천착해야 한다.
하지만, '미래' 경쟁력이라는 허울로 필수적이지 않은 무언가가 기업 최고경영층의 시간을 잡아먹고 기업의 상층부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는 상황도 자주 발견된다.
오늘 지금 여기에서 동떨어진 '미래'는 나의 시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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