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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과 CEO 24 - 지뢰복 地雷復 1907년 남원, 고광순이 일제에 대항하여 의병을 일으키면서, 근방에서 문장가로 유명했던 매천 황현에게 사람을 보내 격문을 부탁한다.매천은 '격문이 있고 없고는 소용이 없다. 단지 노력이 필요할 따름이다'라고 일축하면서 거절한다.격문도 써주지 않는 매천에 대해 고광순은 야속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고광순은 일제와의 싸움을 시작했고 지리산 연곡사에서 함께 의병을 일으킨 동지들과 장렬히 전사한다.고광순의 전사 소식에 매천은 크게 슬퍼하면서 연곡사로 달려가서 고광순의 무덤을 만들고 뒤늦은 글을 남긴다."전마(戰馬)는 흩어져 논두렁에 누워 있고까마귀 떼만이 나무 그늘에 날아와 앉는구나.나 같이 글만 아는 선비 무엇에 쓸거나"일본의 압도적인 화력을 생각한다면, 싸우기로 결심하는 것 자체가 비합리적인 선.. 2024. 10. 15.
주역과 CEO 25 - 천뢰무망 天雷無妄 주역은 24번째 괘 지뢰복을 통해 희망의 가능성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가르쳐주었다.그렇다면 희망을 품게 된 사람은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가?无妄 往 吉무망 왕 길한자 망(妄)은 중심에서 벗어난 모습을 의미한다. 주역은 중심을 단단히 붙잡은 사람에게 '떠나라(往)'고 조언한다.不耕 穫 不菑 畬 則利有攸往불경 확 불치 여 즉리유유왕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상황이라면, 즉 내 꿈을 펼칠 수 없는 곳에 부적절하게 몸을 두고 있다면 노력하지 않아도 성과를 얻을 것이지만(不耕穫), 그 성과는 부끄럽고 열심히 노력해도 후속 작업이 이어지지 않아서 방치되어 버릴테니(不菑畬) 엉뚱한 곳에서 굳이 애쓸 필요없다.이럴 때는 '떠남(往)' 그 자체가 행함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无妄 行 有眚 无攸利).无妄之災 .. 2024. 10. 15.
논공행상 - 평가의 기술과 인재 춘추시대의 두번째 지배자가 된 진문공에게 호숙이 찾아왔다.  호숙은 수행비서와 같은 사람이었다. 진문공이 고난을 겪는 긴 세월동안 한시도 진문공의 곁을 떠나지 않고 마음을 다하여 수발을 들었다. 호숙은 공로를 가리어 상을 내리는 논공행상에서 자신이 받는 대우가 너무 낮다고 불평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진문공은 논공행상의 기준을 명확하게 설명한다. 1등급 - 도(導), 인의로 군주를 이끌어준 공로2등급 - 보(輔), 지혜로 군주를 도운 공로3등급 - 위(衛), 용맹으로 군주를 지킨 공로기타 - 분주지로 (奔走之勞), 풍찬노숙하며 군주를 곁에서 보좌한 공로. 진문공은 분주지로에 대해서 평범한 사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었따고 일축함 (匹夫之力) 따라서, 호숙의 공로는 진문공의 평가 기준 1~3등급에는.. 2024. 10. 14.
항우와 유방 - 시바 료타로 유방이 장량에게 총사령관의 지위를 부여했다.장량은 유방의 믿음에 부응하여, 총사령관으로서 수행한 첫번째 싸움에서 멋지게 승리한다. 그런데, 장량은 그 승리 후에 총사령관으로서의 지휘권을 유방에게 반환해버린다.이제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권력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장량은 왜 바로 그 자리에서 내려오기를 결정했을까?이유는 단순했다.장량은 승리의 과정에서 '소하'와 같은 뛰어난 인재들의 창의성과 주도성이 약해지는 것을 관찰했다."유방의 재기넘치는 참모들은 장량의 뜻을 가늠하느라 지쳐서 결국 그 명령대로만 움직일 뿐, 자신의 창의적인 능력으로 판단하고 행동하지 않는 것이었다""특히, 후방 보급과 군정에서 장량 이상의 능력을 가진 소하에게 끼친 나쁜 영향은 더없이 컸다""장량의 작전은 정과 기를 자.. 2024. 10. 13.
오로라 상회의 집사들 - 이경란 처벌없이 한명을 살해할 수 있다면, 당신은 누구를 죽이고 싶은가?이경란 작가의 소설 '오로라 상회의 집사들'의 등장인물 이안은 장래희망이 '닌자'였다고 얘기하는 자신보다 서른살 쯤 어린 실업자 청년에게 죽이고 싶은 사람의 인상착의와 출몰하는 장소를 알려준다.양재역에서 회사 출퇴근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머리숱 많고 배 나온 중년남자다.정말 죽일 것도 아니면서, 닌자는 이안의 설명에 집중한다. 그리고 자신이 닌자가 되기 위해 나름대로 어떤 수련을 해왔는지 증명하기 위해 나무에 매달렸다가 넘어져서 망신을 당한다.사실, 그 중년남자를 죽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이안의 10년전 모습이었기 때문이다."전력질주 끝에 멈춰 서보니 트랙이 보이지 않는다. 결승선은 어디쯤 있을까. 어떻게 가야할까. 이안은 드넓은 운동장.. 2024. 10. 13.
순교자 - 김은국 김은국의 소설 '순교자'의 작중화자인 김대위는 세계가 불합리하고 부조리하게 흘러가는 이유가 진실의 은폐, 즉 거짓에 있다고 믿고 있다.1951년 1월 4일 중공군이 참전하면서, 전세는 다시 역전되어 유엔군은 평양을 버리고 남으로 철수하는 계획을 세우는데 김대위는 그 작전의 비밀을 알고 있다. 앞으로 버려지게 될 평양의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군은 사용하지 않을 진지를 구축하고 비행기를 동원하여 삐라를 살포한다."우리는 곧 중공군을 압록강 북쪽으로 쫒아내고 전쟁을 끝낼 것이다!"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는 김대위는 '하나님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니,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신목사가 설교하는 교회를 찾아가서, 군은 이미 평양을 버렸으며 평양은 다시 공산군의 치하에 떨어지게 될 것이고 기독교 목사인 당신과 신도들은 .. 2024.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