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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전선 이상없다 -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는 소설 '서부전선 이상없다' 속 등장인물 한명의 입을 빌어서.. 새로운 전쟁 방법을 제안한다."양국의 장관과 장군들이 수영복 차림으로 손에 몽둥이를 들고 서로 달려들어 싸워야 한다. 여기서 살아남는 자가 승리한다.""이곳(전장)에서 아무런 상관이 없는 엉뚱한 사람들이 서로 싸우는 것보다 그게 더 간단하고 낫다."러시아 대통령 푸틴과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그리고 상대의 뺨을 때리고 심지어 죽여야 하는 이유까지 가지고 있겠지만, 지금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죽고 죽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청년들과 러시아 청년들 사이에 그러한 원한이 존재할리 만무하다.만일 너무나 싸우고 싶다면 당사자들이 싸우면 그만이다.인류가 상상하지 못할 만큼 엄청난 힘을 가진 외계인.. 2024. 10. 13.
숙적 - 엔도 슈샤쿠 소설 '숙적'의 마지막에 이르러 고니시 유키나가가 처형될 즈음, 저자 엔도 슈샤쿠는 고니시의 지난 삶에 대해서 이렇게 정리한다."그는 어둠 속에서 자신이 지금 어떤 일을 당하고 있는가를 깨닫고는 허탈하게 웃었다.인생 자체가 형틀에 채워져 있는 것 같았다. 사카이 상인의 자식으로 태어나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발탁되어 외견상으로는 화려하게 영주로까지 입신양명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히데요시의 의사대로 움직인 것 뿐이었다.싸움 뿐만 아니라 신앙의 자유조차도 허락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오로시 히데요시의 명령이라는 형틀에 채워져 오늘날까지 지내온 것이다."'숙적'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소설은 상인의 자식으로 태어난 전략가 고니시 유키나가와 타고난 장수였던 가토 기요마사 사이의 치열한 경쟁을 다룬다.그런.. 2024. 10. 13.
노자와 기업경영 32 - 유천곡지어강해 猶川谷之於江海 猶川谷之於江海유천곡지어강해삶이라는게 '의자 뺏기 놀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다같이 빙글빙글 돌며 놀다가 호각 소리가 들리면 사람들이 의자를 찾아 앉는다. 그리고 의자는 항상 사람 수 보다 작다.의자를 잃은 사람은 더 이상 게임을 할 수 없다. 누군가는 이른 시간에 방출되고 또 누군가는 오래 살아남는다. 하지만, 게임도 정해진 시간이 되면 끝나게 마련이니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한사람에게도 승리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모든 게임 참여자가 도착할 마지막 단계는 게임의 종료라는 동일한 상황인 것이다.노자는 '온갖 계곡의 물들은 결국 강과 바다로 흘러간다(猶川谷之於江海)'고 가르친다.의자를 빼는 역할을 하는 일부는 자신의 의자는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당연히 그의 의자도 안전하.. 2024. 10. 13.
나를 보내지 마 - 가즈오 이시구로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나를 보내지 마’는 장기이식을 목적으로 사육되는 인간(클론)에 대한 이야기인데 사육자들이 클론들을 속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를 보내지마’는 영화 ‘아일랜드’와는 출발점에서부터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사육자은 클론들에게 너희들의 삶의 목적이 ‘일반인’들에게 장기를 기증하기 위함이라고 명확하게 그리고 반복적으로 설명해주고, 클론들 역시도 그러한 자신의 운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사육자들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클론들의 인간다운 삶(!)을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한다.클론들이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고 성장하도록 해주고, 성인이 되어 장기를 기증하고 난 이후에는 회복을 위해 요양기관에서 치료받도록 해주고 전담 간병사로부터 정서적인 돌봄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물론 회복 후에 클론들을.. 2024. 10. 13.
흄의 법칙 데이비드 흄은 '사실명제로부터 도덕명제를 도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한다. 이는 '흄의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철학의 한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다.사실명제는 'A는 B이다'라는 사실관계의 표현이지만, 도덕명제는 '인간은 ~하게 살아야한다'는 당위로서 마음 속에서 발생되는 현상이므로, 마음 밖의 사실과 마음 속의 현상을 기계적으로 연결하는게 불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흄에게 어렵지 않게 동의할 수 있다.칼 포퍼도 '열린사회와 그 적들'에서 '자연적 법칙과 규범적 법칙의 구별은 사회과학의 탐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두 법칙은 이름만 같은 법칙일 뿐 공통되는 것은 거의 없다'라고 흄에게 지지를 보낸다.여기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서 포퍼는 사실에만 의존해서 당위를 주장하려는 사람들에 대해서 윤.. 2024. 10. 13.
노자와 기업경영 31장 - 부병자불상지기 夫兵者 不祥之器 夫兵者 不祥之器부병자 불상지기노자는 '무기'에 대해서 상서롭지 못한 도구라고 정의한다.전쟁은 상대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거나, 심지어 죽여서 무력화시키는 게임이고 그 전쟁의 도구가 바로 무기인 것이다. 무기가 상서롭지 못하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필요악으로 사용할 뿐이지 그것을 통해 '행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戰勝以喪禮處之전승이상례처지그래서, 노자는 전쟁에서의 '승리'를 상례(喪禮)로 다루어야한다고 가르친다. 내가 죽을 수는 없으니 적을 죽였을 따름이다.죽음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극한의 절망적 상황이다. 내가 죽인 적의 죽음 앞에서 나의 승리를 기뻐하기 보다는 피하지 못한 비극을 슬퍼하는 것이 옳다.문제는 Win-Lose 또는 Lose-Lose 게임인 전쟁의 도구, 가급적이.. 2024.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