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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단상

논공행상 - 평가의 기술과 인재

by pied_piper33 2024. 10. 14.

춘추시대의 두번째 지배자가 된 진문공에게 호숙이 찾아왔다. 

 

호숙은 수행비서와 같은 사람이었다. 진문공이 고난을 겪는 긴 세월동안 한시도 진문공의 곁을 떠나지 않고 마음을 다하여 수발을 들었다. 호숙은 공로를 가리어 상을 내리는 논공행상에서 자신이 받는 대우가 너무 낮다고 불평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진문공은 논공행상의 기준을 명확하게 설명한다.

 

1등급 - 도(導), 인의로 군주를 이끌어준 공로

2등급 - 보(輔), 지혜로 군주를 도운 공로

3등급 - 위(衛), 용맹으로 군주를 지킨 공로

기타 - 분주지로 (奔走之勞), 풍찬노숙하며 군주를 곁에서 보좌한 공로. 진문공은 분주지로에 대해서 평범한 사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었따고 일축함 (匹夫之力)

 

따라서, 호숙의 공로는 진문공의 평가 기준 1~3등급에는 들어있지 않았다. 진문공은 1~3등급 공로에 대한 포상이 끝나고 남은 것이 있으면 너에게도 돌아갈 것이 있을 것이라고 위로한다.

 

평가는 일시적인 즐거움 또는 아쉬움으로 끝나지 않는다. 군주와 함께 대업을 이루게 되는 인재의 프로파일을 결정한다. 분주지로를 높게 평가하는 군주 곁에는 '인의'와 '지혜' 그리고 '용맹'을 가진 인재가 모이지 않는다. 

 

하지만, 군주의 입장에서 1등급 인재는 귀찮다. 사사건건 틀렸다고 지적하니 꼴보기 싫을 것이다.

2등급 인재는 부담스럽다. 군주로서 내가 가장 지혜롭다고 뽐내고 싶으니 이들의 지혜를 인정하고 싶지 않다.

3등급 인재는 겁난다. 용맹한 사람보다 유순한 사람이 마음 편하다. 

하지만, 내 옆에서 나의 심기를 신경쓰면서 받들어 모시는 사람은 언제나 고맙다. 신하들 모두가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 

 

불편하기만한 1~3등급의 인재를 곁에 둘 줄 알기 때문에 진문공은 춘추시대 두번째 지배자가 되었다. 논공행상은 사후적인 사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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