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클리드는 증명할 수 없으나 부정하기 어려운 '공리'로부터 '정리'를 이끌어냈고 인류는 그 이후 수천년 동안 유클리드 기하학을 토대로 과학 문명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너무나 당연하여 유클리드 조차도 놓친 '공리'가 하나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세상은 평평한 2차원 평면으로 이루어져있다는 가정이다.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도인 것은 2차원 평면에서만 가능하지만, 유클리드는 그것을 기록해놓지 않았다.
따라서, 지구와 같이 둥근 구면 위에서 유클리드 기하학은 무력화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비행기의 항로는 2차원 평면을 가정한 유클리드 기하학에 의해 결정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아담스미스가 '국부론'을 통해 보이지 않는 손의 개념을 세상에 전했고, 제라르 드브뢰가 이 '보이지 않는 손'을 유클리드 기하학처럼 공리와 정리로 재해석했다.
문제는 유클리드처럼 제라르 드브뢰의 이론에서도 너무나 당연하여 공리에 담지 못한 심각한 가정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 공리는 '인간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가정이다. 즉, 인간은 대화를 통해 문화를 형성하고 규범을 만들고 그 문화와 규범 속에서 오류를 수정하고 전진한다.
따라서, 2차원 평면만을 가정한 유클리드 기하학으로 21세기의 인류는 비행기를 날릴 수 없고 핸드폰을 사용할 수 없고 우주선을 쏠 수 없는 것처럼, 경제에서도 '인간은 '대화할 수 있다'가 전제되지 않으면, 자본주의의 뼈대인 '보이지 않는 손'은 기능할 수 없다. 그리고 철저히 자본주의가 만든 룰에 종속되는 비즈니스의 성공도 운에 맡겨야 한다.
기업 경쟁력과 성과의 많은 부분이 기업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의 방향과 퀄리티에 의해 결정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유클리드와 드브뢰를 잇는 통찰은 카우식 바수의 책 'Reason to be happy'에서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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