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살펴보면 볼수록 이 두 논문은 심각한 문제점들을 자꾸만 노출시킨다. 그러나 여하튼 주논문은 매우 독창적이고, 저자의 지적 ‘역동성’이나 설명의 능력은 고등교육을 담당하기에 충분함을 증명해 준다. 많은 유보사항에도 불구하고 ‘매우 우수’의 평가가 만장일치로 내려진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1961년 5월 25일 앙리 구이에”
- 디디에 에리봉 ‘미쉘 푸코’ 중에서
미쉘 푸코의 박사학위 논문 심사장에서, 심사위원장인 앙리 구이에는 소위 ‘영혼을 탈탈 털어버릴 정도’로 미쉘 푸코를 공격한다. 공격할 때 공격하더라도 토론을 통해 결국 공통의 합의점에 도달하게 된다는 그런 흐뭇한 스토리도 아니다.
‘나는 당신의 해석을 믿지 못하겠다.’
‘~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해석이 사실을 넘어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위 심사에 참여한 세명의 교수는 만장일치로 미쉘 푸코의 학위 심사에 ‘pass’ 도장을 찍어준다. 이 과정에서 부러웠던 것은 단점이 있기 때문에 탈락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장점이 명확하기 때문에 합격에 동의하는 교수들의 태도였다.
창조적인 시도는 스스로 자생력을 갖게 되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평가자의 판단에 의해 그 생명력이 유지될 수 밖에 없다.
미쉘 푸코가 운이 좋았던 건지 프랑스라는 나라의 학문 풍토가 원래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논리적으로 공격하고 부정하면서도 상대의 장점에 대한 존중과 긍정적 평가를 놓치지 않는 그런 성숙함은 어떻게 하면 배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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