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346 노자와 기업경영 37 - 무명지박 無名之樸 한자 욕(欲)은 축문을 넣은 제기 위에 신령이 나타난 것을 묘사한 곡(谷)에 사람이 입을 크게 벌리고 무언가를 갈구하는 모습을 담은 바랄 흠(欠)이 합쳐진 글자이다.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신령'을 눈으로 본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 따름이다.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 역시도 '신령'을 타인에게 보여주면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욕(欲)은 볼 수 없는 것 그래서 볼 필요 없는 것을 보려고 하는 무의미한 바램을 의미한다. 볼 수 없는 것을 보려고 하는 시도는 할 수 있는 것을 실행하는 힘을 약화시키기 마련이다. 노자는 이 욕(欲)을 사람들로 하여금 도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또는 도에서부터 멀어지게 하는 부정적인 것으로 규정한다. 욕(欲)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 2024. 10. 19. 노자와 기업경영 36장 - 어불가탈어연 魚不可脫於淵 마키아벨리의 책 ‘로마사 논고'에는 이런 얘기가 나온다. "만약 당신이 위대한 제국을 건설하기 위해 인구를 증대시키고 인민을 잘 무장시키려고 한다면,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 나라를 다룰 수 없게 된다. 만약 당신이 다루기 쉽게 하기 위해 나라를 소국으로 유지하거나 인민들의 무장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영토를 얻더라도 그것을 유지할 수 없거니와, 당신의 국가가 너무 유약해서 외부에서 공격하는 자의 먹이가 되기 십상이다." 기업을 성장시키고자 한다면, 꿈꾸는 크기의 성장에 걸맞은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한 선결 조건은 자율적이고 창의적이면서 자기 소신이 있고 그것을 주장할 수 있는 에너지를 품고 있는 기업 구성원의 존재이다. 아무리 완성도있는 의사결정 체계라도 노예를 모아놓은 곳에서.. 2024. 10. 19. 노자와 기업경영 35 - 도지출구 담호기무미 道之出口 淡乎其無味 상사와 부하직원은 같은 표현에 대해서도 상이한 의미체계를 갖기 때문에 부하직원은 상사 앞에서 제대로 '언어'를 구사하기가 쉽지 않다.어떤 말을 해도 야단만 치는 무서운 리더 앞이라면 더더욱 말문이 막히고, 말을 하면 할 수록 더 꼬인다. 심지어 자신을 신뢰하는 '상사'와 대화할 때도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정확하게 파악하는데에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한비자는 '난언편'에서 말하기의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한다."말이 유창하면 화려할 뿐 알맹이가 없다고 합니다""말이 신중하면 조리가 없다고 합니다""사례를 들고 비교해 말하면 헤깔리기만 할 뿐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직설적으로 요점을 말하면 말을 잘 할 줄 모른다고 합니다"어떻게 말해도 상대의 반응은 .. 2024. 10. 19. 노자와 기업경영 34장 - 이기종부자위대 以其終不自爲大 곽준혁의 책 '마키아벨리 다시 읽기'에는 재미있는 사고실험이 하나 소개된다.파티 참가자가 모두 각자 한가지씩 요리를 준비해와서 나누어 먹는 포트럭 파티(Potluck Party)가 열렸다.그런데 무슨 영문인지는 몰라도 파티의 참가자들이 모두 똑같은 요리를 준비해서 온 것이다.맛이 있든 없든, 각자 서로 다른 요리를 들고 왔었다면 다양한 요리를 이것저것 집어먹으면서 얘기를 나누고 그렇게 무난하게 흘러갔을 파티는,'모두 똑같은 음식'이라는 난처한 상황을 만나면서 어떻게 변했을까?어쩔 수 없이, 어떤게 조금 더 맛있는지, 누구의 재료가 더 신선한지 비교가 되었고 이런 의도하지 않은 경쟁 속에서 제일 맛있다고 인정 받은 참가자가 민망해 하는 가운데, 대부분의 참가자는 의욕을 잃었다.단지, 맛난 음식을 나누어 먹.. 2024. 10. 19. 노자와 기업경영 33- 사이불망자수 死而不亡者壽 사르트르는 사람을 포함하여 이 세상에 모든 사물이 존재하는 방식을 즉자(卽自 Ansich)와 대자(對自 fürshich)로 그 유형을 분리한다.즉자는 사물이 만들어진 목적에 의해 존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가위는 종이를 자르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므로, 그 목적에 의거하여 존재한다. 이와 반대로 대자는 사태와 의식에 따라 다르게 존재하는 존재 방식이다. 사람은 즉자인가? 대자인가? 사람이 만약 대자라면, 사람은 상황에 따라 존재하는 모습 또는 처지가 달라진다. 멀쩡한 사람이 강도의 누명을 쓰게 된다면, 그는 '강도 피의자'로 존재한다. 그가 원래 어떤 목적으로 태어났는지 사람들은 사실 관심없다. 실제로 그 목적이 뭔지 자신도 어느 누구도 알 방법이 없기도 하다. 대자적인 존재는 그래서 타인의 시.. 2024. 10. 19. 글이 사라진 기업 말랑말랑, 물렁물렁, 몰랑몰랑, 말캉말캉, 물컹물컹..탄성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어떤 물체에 대해서 묘사하는 한국어 표현은 이렇게나 많다.이와 유사한 표현의 영어 형용사와 부사를 몇개나 머리 속에 떠올릴 수 있을까?역사학자 장지연은 책 ’한문이 말하지 못한 한국사‘에서 한국어의 의성어와 의태어가 유독 더 다양하게 발달한 이유를 한글에서 찾는다.즉, 한글이 신분계층을 관통하며 조선사람들 전반에 확산되면서 조선사람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느낌을 글로 옮길 수 있었고, 그렇게 글로 기록된 느낌이 공감을 얻고 확산되면서 의성어와 의태어가 오래 지속되는 생명력을 얻었다는 주장이다.실제로 한자에 익숙했던 정조도 심환지에게 보낸 한문 편지 속에 ‘뒤쥭박쥭’이라는 한글 표현을 삽입한다. 정조가 뒤죽박죽에 해당하.. 2024. 10. 18. 이전 1 ··· 33 34 35 36 37 38 39 ··· 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