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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과 CEO 58 중택태 重澤兌 - 기쁨의 원칙 연못과 연못이 연결되어 있다. 한쪽 연못에 물이 빠지면 옆 연못의 물이 흘러들어와서 채워주고, 넘치면 서로 나눈다. 주역은 이 모습에 '기쁨(兌 태)'이라고 이름을 붙인다. 화태 길 和兌 吉 "서로 마음을 나누면서 기뻐한다. 행운이 생긴다" 부태 회망 孚兌 悔亡 "서로 믿으면서 기뻐한다. 후회할 일이 없다" 래태 흉 來兌 凶 "선물 받으면서 기뻐한다. 불행이 생긴다" 상태미녕 商兌未寧 "계산하면서 기뻐한다. 평안하지 못하다" 부우박 유려 孚于剝 有厲 "범위를 좁히는 것을 믿는다. 근심이 있다" 주역의 저자는 마음을 나누고 믿으면서 발생하는 기쁨을 긍정적인 기쁨으로, 선물 받으면서, 내가 더 누리기 위해 계산하면서, 그리고 나와 다른 타자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기쁨을 부정적인 기쁨으로 구분한다. 긍정적인 기.. 2024. 10. 26.
네가 있어야 할 자리 - 하비콕스 '신이 된 시장' "우리는 새로운 우상을 만들어냈다. 고대 금송아지 숭배가 돈에 대한 맹목적 숭배로 돌아왔다. 이런 체제에서는 환경같이 허약한 것은 무엇이든지 신격화된 시장의 이익 앞에서 무방비 상태가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종교학자 하비 콕스는 책 '신이 된 시장'에서 종교학자의 시각으로 21세기의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시장'이라는 것을 재화를 유통하고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수단' 또는 '도구'로 간주하기 보다는 그 자체로 신성하여 '오류'를 상상할 수 없는 '신'으로 섬기고 있다고 꼬집어 지적한다.기독교, 불교, 샤머니즘 등 각 개인이 표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종교가 무엇이든간에 궁극적으로 수렴하는 지점에 위치한 공통의 신은 결국 '시장'이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전통적인 종교에 대해서는 그렇.. 2024. 10. 25.
유토피아적 비젼의 위험 - 칼 포퍼 '열린 사회와 그 적들' 미래에 대한 선명한 비젼을 제시하고 카리스마있게 밀어부치는 리더에 대해서 멋지다고 감탄하고 본받고 싶어했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그런데, 사회 생활의 시간이 묵은 때처럼 또는 나이테처럼 쌓여가면서, '미래의 목표지점'을 확고히 정하고 돌격 앞으로를 외치는 행위의 위험성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미래에 대한 어떤 비젼을 가지고 있는가 보다는 오늘 바로 지금 무엇을 배우고 있으며 어떻게 살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막연한 생각이 나의 뇌 한켠에 고이고 있다. 칼 포퍼는 방법론적으로 가장 건전한 접근법을 가진 정치가는 그의 마음 속에 사회의 '미래 청사진'을 가질 수도 있고 가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얘기한다. 즉, 목표의 화려함과 청사진의 구체성이 결코 가치를 만들어 내는 핵심요소가.. 2024. 10. 25.
리더에게 필요한 Staff 리더에게는 어떤 Staff가 필요한가? 성실, 충성, 신뢰.. 이런 가치는 진부하다. 이는 리더가 확증 편향에 빠진 상황에서는 그 모든 가치들이 확증 편향을 더욱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일단 확증 편향이 무엇인지부터 정의해보자. 확증 편향“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증거만을 인지하는 행동 또는 현실인식 방식” 확증 편향에 빠진 리더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리더의 고집에는 (신념과 일치하는) 여러 증거와 논리가 밑받침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만의 직관적 사고 또는 통찰력이라고 믿는 신념을 무너뜨리지 않고서는 확증 편향에 빠진 리더의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리더가 가진 오류가 수정되기 위해서는 리더의 신념에 반하는 지적도 반복될 수 있어야 한.. 2024. 10. 25.
수요 공급 곡선과 장 방정식 크루그먼의 책에서 경제학자가 살면서 덕을 쌓으면 다음 생에는 물리학자로 태어날 수 있다는 우스개소리를 본 기억이 난다.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물리학의 문법을 사용해서 사회현상을 분석하지만, 다루는 대상이 천길 물 속보다 더 알기 어려운 사람들의 욕망이기에 실험 물리학적인 검증에는 이르기 어렵다는 한계를 설명하는 말이다.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경제학은 물리학의 발전에 조금 더 편승해서.. 물리학의 성과를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일단, 경제학의 수요 공급곡선이 그려져 있는 평면은 실제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뉴튼의 고전물리학적인 유클리드 평면이다. 중력에 의해 공간에 곡률이 생기고, 시간의 지연이 발생하는 것을 담지 못한다. 법보다 주먹이 더 효과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사회과학의 세계 또는.. 2024. 10. 25.
기본이라는 이름의 폭력 - 김동식 '회색인간' 핵전쟁으로 지구는 폐허가 되었고, 인류 대부분은 폐허에 내버려진 반면 제한된 일부 소수는 과학기술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안전지역을 만들어서 살고 있다.소년과 소녀가 등장한다.소년은 안전지역을 찾아가는 떠돌이 무리의 일원이다. 어느날 소년은 무리가 가는 방향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하고, 무리가 보유한 식량의 전부인 들쥐 네마리와 통조림 세개를 훔쳐서 무리를 이탈한 후 안전지역을 향해 홀로 걸어간다.소녀도 병든 엄마와 둘이서 안전지역을 찾아가는 중이다. 엄마는 가슴에 품고 있던 초코바 하나를 꺼내어 생일선물이라며 딸에게 주고 숨을 거둔다. 딸은 그 엄마의 유품인 초코바를 먹지 못한다. 그리고 안전지역을 향해 길을 떠난다.소년과 소녀는 결국 안전지역의 문 앞에 도착했다.굳게 닫힌 문 앞에서 소년과 소녀는 호소한다.. 2024.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