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의 즐거움65 사랑한다면 - 신형철 '인생의 역사' "바스러질 뿐인 우리 불완전한 인간들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그를 살며시 어루만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사랑이 취할 수 있는 최상의 자세일 것이기 때문이다""사랑의 관계 속에서 인간은 누구도 상대방에게 신이 될 수 없다. 그저 신의 빈자리가 될 수 있을 뿐.."- 신형철, '인생의 역사' 中에서사랑하는 사람일수록, 그래서 너무나 소중한 사람일수록 손목을 꽉 쥐고 너무 세게 껴안으면 안된다. 숨 쉴 수 있도록 풀어주고 살며시 어루만져야 한다. 신이 아닌 내가 사랑하는 이에게 무엇을 강요할 수 있을까.. 오히려 나로 인해서 신의 부재가 발견될 뿐이니 그것이 상처가 되지 않도록 흉터로 남지 않도록 그저 아끼는 마음과 행동이 필요할 따름이다. 2025. 1. 5. 개김의 미학 - 권석천 '사람에 대한 예의' 권석천은 책 '사람에 대한 예의'에서 개김의 미학을 말한다. "세상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상황에 쫓기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을 때, 생계라는 이름의 벽에 막혀 스스로가 구차스럽게 느껴질 때...""그래, 지더라도 개기자"개기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뭐가 달라지는가..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에 대해 권석천은 달라지는게 분명이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개김을 통해 달라지는 것은 개기는 사람 자신이다. "개기면서 결심이 단단해지고 확고해진다""실패의 의미도 달라진다. 실패했을지언정 원칙을 지키고 주장함으로써 가치있는 실패가 된다"개기면서 겪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개기면서 겪는 실패는 그 자체로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권석천은 그 의미를 트로피라고 표현하.. 2025. 1. 1. 김현 '책 읽기의 괴로움' “책읽기가 고통스러운 것은 책읽기처럼 세계를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 읽은 대로 세계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 결과가 반드시 행복스러운 것은 아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세계가 책 속에서 이야기되는 것처럼 선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분명하지 않은 세계 속에서 분명하게 살 수는 없다. 우리는, 아니 적어도 나는 방황할 따름이다. 그 방황을 단순히 책상물림의 지적 놀음이라고 폄하할 수 있을까? 그런 질문을 근본적인 질문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나는 내 자신이 불행이고 결핍이다.” - 김현, ‘책읽기의 괴로움’ 中에서평론가 김현의 글에서 ‘책 읽기’에 천착하는 내 욕망의 메커니즘을 들켜버렸다.김현은 잔인하다. ‘별과 책과 고향은 다 같이 비현실적이며, 아름답게 빛난다. 책읽기는 .. 2024. 12. 17. 신과 정의 - 칸트 '이성의 한계 안에서의 종교' 인간은 자유롭기 때문에 '도덕'이라는 자발적인 자기 규제 장치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도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인간은 누구인가'라는 또다른 질문과 연결된다.만약, 도덕이라는 것이 '자유로운 인간'이 스스로를 위해 만들어낸 것이라면 도덕의 시작점을 굳이 '신'등의 초월적 존재로부터 찾을 필요는 없다.칸트에 따르면 도덕적 행위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왜 이러한 도덕적 행위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목적이 필요해서는 안된다. 칸트는 법정 증언을 예시로 드는데, 법정 증언을 진실하게 해야하는지, 거짓말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목적'을 고민할 필요가 없어야 하는데, '목적'이 개입되는 순간 문제가 발생된다고 지적한다.칸트의 목소리를 들어보자."그의 고백이 그에게 법적으로 요구되었을 즈음에 아직도 어떤 목.. 2024. 12. 16. 모욕 받은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지 말라 "모욕적으로 야단맞은 인물에게는 중요한 임무나 지휘를 맡겨서는 안된다"- 마키아벨리 '로마사 논고' 中 자신이 겪은 모욕적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향후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무리수를 두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거지.. 물론 모욕적인 질책을 받고도 무덤덤한 사람도 있긴 하겠으나, 그러한 유형은 이미 노예근성에 젖어서 자기 주도적인 에너지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니 애초에 채용되어서는 안되는 사람들이었다고 봐야한다. 조직의 리더라면, 질책을 가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면 질책의 기술에 대해 조금은 더 신중하고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즉, 사람이 아니라 '일'의 내용과 방법 그리고 결과에 대해 질책해야 하며, 질책의 과정에서 사람의 명예와 자부심에는 손상이 발생되어서는 안된다. p.s. 과거에는 '모욕'에 대한 회복 탄력.. 2024. 12. 8. 커뮤니케이션 오류를 초래하는 은폐된 자아 - 애드워드 홀 '침묵의 언어'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그의 문화인류학 4부작 중 하나인 책 ‘침묵의 언어’에서 무의식에 대한 프로이트와 해리 설리번의 이론을 비교한다프로이트의 가장 큰 공헌은 데카르트가 주장한 더이상 의심할 수 없는 최후의 보루로서 생각하고 있는 나의 ‘의식’이 나를 규정하기 보다는 그 의식 이면에 존재하는 ‘무의식’이 오히려 나를 더 크게 통제하고 조정한다는 걸 밝혔다는데 있다.하지만, 무의식은 의식 저편에 존재하는 모호한 대상으로 어둠 속에 남아있으므로 체계적인 분석의 대상이 되기 보다는 문제 행동의 파편을 통해 유추할 수 있을 밖에 없는 한계를 노출한다.설리번은 프로이트의 무의식에 대해 의식 저편의 다른 층위에 위치한 무언가가 아니라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실제로 지배하는 여러 의식 중 하나로 정의하면서 깊고 어두.. 2024. 11. 26. 이전 1 2 3 4 5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