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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의 즐거움65

오로라 상회의 집사들 - 이경란 처벌없이 한명을 살해할 수 있다면, 당신은 누구를 죽이고 싶은가?이경란 작가의 소설 '오로라 상회의 집사들'의 등장인물 이안은 장래희망이 '닌자'였다고 얘기하는 자신보다 서른살 쯤 어린 실업자 청년에게 죽이고 싶은 사람의 인상착의와 출몰하는 장소를 알려준다.양재역에서 회사 출퇴근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머리숱 많고 배 나온 중년남자다.정말 죽일 것도 아니면서, 닌자는 이안의 설명에 집중한다. 그리고 자신이 닌자가 되기 위해 나름대로 어떤 수련을 해왔는지 증명하기 위해 나무에 매달렸다가 넘어져서 망신을 당한다.사실, 그 중년남자를 죽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이안의 10년전 모습이었기 때문이다."전력질주 끝에 멈춰 서보니 트랙이 보이지 않는다. 결승선은 어디쯤 있을까. 어떻게 가야할까. 이안은 드넓은 운동장.. 2024. 10. 13.
순교자 - 김은국 김은국의 소설 '순교자'의 작중화자인 김대위는 세계가 불합리하고 부조리하게 흘러가는 이유가 진실의 은폐, 즉 거짓에 있다고 믿고 있다.1951년 1월 4일 중공군이 참전하면서, 전세는 다시 역전되어 유엔군은 평양을 버리고 남으로 철수하는 계획을 세우는데 김대위는 그 작전의 비밀을 알고 있다. 앞으로 버려지게 될 평양의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군은 사용하지 않을 진지를 구축하고 비행기를 동원하여 삐라를 살포한다."우리는 곧 중공군을 압록강 북쪽으로 쫒아내고 전쟁을 끝낼 것이다!"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는 김대위는 '하나님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니,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신목사가 설교하는 교회를 찾아가서, 군은 이미 평양을 버렸으며 평양은 다시 공산군의 치하에 떨어지게 될 것이고 기독교 목사인 당신과 신도들은 .. 2024. 10. 13.
서부전선 이상없다 -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는 소설 '서부전선 이상없다' 속 등장인물 한명의 입을 빌어서.. 새로운 전쟁 방법을 제안한다."양국의 장관과 장군들이 수영복 차림으로 손에 몽둥이를 들고 서로 달려들어 싸워야 한다. 여기서 살아남는 자가 승리한다.""이곳(전장)에서 아무런 상관이 없는 엉뚱한 사람들이 서로 싸우는 것보다 그게 더 간단하고 낫다."러시아 대통령 푸틴과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그리고 상대의 뺨을 때리고 심지어 죽여야 하는 이유까지 가지고 있겠지만, 지금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죽고 죽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청년들과 러시아 청년들 사이에 그러한 원한이 존재할리 만무하다.만일 너무나 싸우고 싶다면 당사자들이 싸우면 그만이다.인류가 상상하지 못할 만큼 엄청난 힘을 가진 외계인.. 2024. 10. 13.
숙적 - 엔도 슈샤쿠 소설 '숙적'의 마지막에 이르러 고니시 유키나가가 처형될 즈음, 저자 엔도 슈샤쿠는 고니시의 지난 삶에 대해서 이렇게 정리한다."그는 어둠 속에서 자신이 지금 어떤 일을 당하고 있는가를 깨닫고는 허탈하게 웃었다.인생 자체가 형틀에 채워져 있는 것 같았다. 사카이 상인의 자식으로 태어나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발탁되어 외견상으로는 화려하게 영주로까지 입신양명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히데요시의 의사대로 움직인 것 뿐이었다.싸움 뿐만 아니라 신앙의 자유조차도 허락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오로시 히데요시의 명령이라는 형틀에 채워져 오늘날까지 지내온 것이다."'숙적'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소설은 상인의 자식으로 태어난 전략가 고니시 유키나가와 타고난 장수였던 가토 기요마사 사이의 치열한 경쟁을 다룬다.그런.. 2024. 10. 13.
나를 보내지 마 - 가즈오 이시구로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나를 보내지 마’는 장기이식을 목적으로 사육되는 인간(클론)에 대한 이야기인데 사육자들이 클론들을 속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를 보내지마’는 영화 ‘아일랜드’와는 출발점에서부터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사육자은 클론들에게 너희들의 삶의 목적이 ‘일반인’들에게 장기를 기증하기 위함이라고 명확하게 그리고 반복적으로 설명해주고, 클론들 역시도 그러한 자신의 운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사육자들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클론들의 인간다운 삶(!)을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한다.클론들이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고 성장하도록 해주고, 성인이 되어 장기를 기증하고 난 이후에는 회복을 위해 요양기관에서 치료받도록 해주고 전담 간병사로부터 정서적인 돌봄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물론 회복 후에 클론들을.. 2024.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