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자와 기업경영74

노자와 기업경영 52 - 천하유시 이위천하모 天下有始 以爲天下母 자신의 지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화내고 꾸짖기를 반복하는 리더를 가까이에서 오래 관찰한 경험이 있다. 소통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으로 구성된다.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았다면 말하는 사람이 내용(기의)를 정확한 표현(기표)에 담아서 설득력있게 전달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첫번째 실마리이지만, 현실의 회의실에서는 듣는 사람의 이해력이 문제시 되기 쉽다. 니체는 '우상의 황혼'에서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것을 이성의 '타락'으로 규정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어떤 성과를 얻어냈다고 할 때 사람들은 공부를 열심히 한 것을 원인으로 이해하곤 한다. 니체가 보기에 '공부를 열심'히 한 것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에 가깝다. 공부가 적성에 맞았을 수도 .. 2024. 10. 19.
노자와 기업경영 51 - 물형지 세성지 物形之 勢成之 높은 언덕 위에 있는 바위는 누군가 언덕 아래로 굴릴 수만 있으면 엄청난 파괴력을 갖는다. 하지만, 언덕 위에 얌전히 올려져만 있으면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위치에너지는 그저 잠재력일 뿐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운동에너지로 전환시켜야만 가치가 생성될 수 있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경영의 인프라와 제도 그리고 자산은 성공을 위한 잠재력에 불과하다. 그 잠재력이 발휘되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굴려야만 한다. 노자는 물적인 조건은 형태를 만들 뿐이며 성공은 기세에 의해서 만들어진다(物形之 勢成之)고 가르친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 언덕 아래로 돌을 굴리는 기세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소멸될 수 있을까?한비자 설의(設疑)편에는 등용해서는 안되는 12명의 이름이 나온다. 이들의 특징은 상으로도 동기부여를 할.. 2024. 10. 19.
노자와 기업경영 50 - 출생입사 出生入死 기업은 언제 망할까?여기에 대해서 다양한 이론과 주장이 가능하겠지만, 일을 안하면 망하게 된다는 명제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물리학은 일에 대해서 '힘이 가해진 방향으로 움직인 물체의 거리'로 정의한다. W=F・s(W: 일, F: 힘, s: 힘의 방향으로 이동한 거리) 이 공식을 기업 경영에 적용해 본다면 일을 안하는 상황은 몇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유형1. 충분한 힘이 투입되지 않아서 이동한 거리가 '0'이다. 유형2. 충분한 힘은 투입되었으나, 구성원이 이동한 방향이 분산됨에 따라 기업의 구성요소 각각은 어디론가 이동하기는 했으나 모두 합쳐보면 이동한 거리가 상쇄되어 순이동거리가 '0'이다. 즉, 충분히 노력하지 않아서 성과가 없는 경우도 문제이기는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뭔가 많은 .. 2024. 10. 19.
노자와 기업경영 49 - 성인무상심 聖人無常心 생각보다 많은 경영자들은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함께 일하는 구성원의 지식과 통찰력에 의존하기 보다는 기업 밖에 있는 소위 '비선'에 의존한다. 이 비선은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일 경우도 있고, 자신이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대학교수이거나 드물게는 애인이나 역술인이기도 한다. 비선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경영자에게 매우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어떠한 경영 상의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그래서, 아주 예외적으로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비선을 통한 의사결정은 불행한 결과로 이어지는게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기업의 경영은 한번의 옳은 의사결정으로 국면이 전환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구성원의 노력으로 '내려진 의사결정'에 새롭게 발견된 지식과 정보를 추가하면서 .. 2024. 10. 19.
노자와 기업경영 48 - 위학일익 위도일손 爲學日益 爲道日損 A4 10페이지를 글로 채우는게 어려울까 아니면 A4 10페이지에 채워져 있는 글을 한문장 또는 한단어로 줄이는게 어려울까? 글과 말로 먹고 살아본 사람들은 대부분 줄이는게 더 어렵다는데 동의할 듯 하다. 간단한 질문만 던지면 완성도 있는 답변을 자세하게 정리하여 보여주는 챗GPT 시대가 왔으니, 이제 10페이지를 채우는 건 너무나 쉬운 세상이 되어버렸다. 하루종일 이것도 해라 저것도 해라 이게 빠졌네 이걸 보완해라..라는 지시를 끊임없이 쏟아내는 리더가 있는 조직에서, 구성원은 '그래서 뭘 하면 되는거지?'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될 수 밖에 없으며 당연히 실행력은 약해지고, 뭔가를 실행하더라도 모든 것을 다 고려하다보니 촛점을 읽어버리기 쉽다. 당연히 고객을 감동시키는 성과가 창출되지 않는다. 노자는.. 2024. 10. 19.
노자와 기업경영 47 - 불출어호 이지천하 不出於戶 以知天下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열망이 구성원들 사이에서 보편적으로 공유된 조직에서는 앞으로 뭘 할지 그리고 어떻게 할지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고, ‘내가 이걸 꼭 하고 싶다. 실패하면 뛰어 내리겠다’는 식의 돈키호테 스타일의 구성원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든 조직이 일단 관료주의라는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고나면, 토론과 실천이 보고와 승인으로 대체되고 여기 저기 눈에 띄던 돈키호테들도 자취를 감추게 되는 수순을 밟는다. 관료주의는 아주 쉽게 혁신을 무력화시킨다. 조직의 혁신을 통해 관료주의가 극복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순진하다. 암세포는 도려낼 수 있으면 도려내는게 최선이다. 도려낼 수 없으면 온몸에 퍼져 삶을 마감할 수 밖에 없다. 관료주의라는 병에 감염된 걸 어떻게 알 수 .. 2024.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