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열망이 구성원들 사이에서 보편적으로 공유된 조직에서는 앞으로 뭘 할지 그리고 어떻게 할지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고, ‘내가 이걸 꼭 하고 싶다. 실패하면 뛰어 내리겠다’는 식의 돈키호테 스타일의 구성원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든 조직이 일단 관료주의라는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고나면, 토론과 실천이 보고와 승인으로 대체되고 여기 저기 눈에 띄던 돈키호테들도 자취를 감추게 되는 수순을 밟는다.
관료주의는 아주 쉽게 혁신을 무력화시킨다. 조직의 혁신을 통해 관료주의가 극복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순진하다. 암세포는 도려낼 수 있으면 도려내는게 최선이다. 도려낼 수 없으면 온몸에 퍼져 삶을 마감할 수 밖에 없다.
관료주의라는 병에 감염된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간단하다.
예산, 선례, 권한, 시간, 자원에 의해 열정이 반복적으로 무력화되고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노자는 집 밖에 나가지 않더라도 천하를 알 수 있다(不出於戶 以知天下)라고 설명한다.
혁신은 기업 밖에 있는 유명한 학자 또는 구루(guru)의 새롭고 신기한 이론을 적용하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즉, 집 밖의 멋진 솔루션을 찾아 헤메기 이전에 집 내부의 관료주의적 요소를 확인하고 과감하게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되어야 한다.
혁신이 가능한 조직이 되는 순간, 그때부터 집 밖의 모든 새롭고 신기한 것들이 자연스럽게 집 안으로 들어와서 더 멋지게 싹을 틔우고 자라게 된다.
천하를 알 수 있게 되고, 천하를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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