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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기업경영 9 - 미래에 뺏긴 오늘 金玉滿堂 莫之能守 금옥만당 막지능수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아이들은 선행학습을 한다. 초등학교에서 다른 아이보다 앞서기 위함이다. 거의 모든 아이들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학원 다니기에 더 엄청난 시간은 투입한다. 괜찮은 고등학교에 가려면 중학교 성적이 좋아야 한다. 고등학교에 가면 이제 전쟁이다. 상대평가의 우위를 확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대학을 가야하기 때문이다. 대학에 가면, 드디어 낭만적인 캠퍼스 생활을 할 수 있는가? 아니다. 취업해야 한다. 취업하면, 승진해야 하고, 결혼해야 하고, 결혼하면 집 사야 하고 대출갚아야 하고 아이들 학원비 내야하고.. 미래를 위해 뭔가를 계속 축적만 하는 삶의 끄트머리에서, 사람들은 '축적'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것 이외에는 딱히 할 줄 아는 것이.. 2024. 4. 4.
노자와 기업경영 8 - 어떻게 승리하는가? 上善若水 상선약수 한자 착할 선(善)은 갑골문에서는 눈를 부릅 뜬 양 머리의 형상이고 그 뒤로 이어진 청동기시대의 금문(金文)에서는 양이 가운데 있고 양쪽에 사람이 논쟁을 하는 모습으로 글자의 형태가 발전하며 지역 마다 다르게 사용되고 있던 글자를 진시황이 표준화시킨 전서(篆書)에서는 양(羊) 아래에 말씀 언(言)이 두개 붙는 방식으로 더욱 구체화된다. 노자가 쓰여진 시기가 춘추전국시대임을 고려할 때, 선(善)이라는 글자를 지금처럼 '착하다'라고 해석하면 곤란하다. 선(善)은 논쟁의 상황 속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상선약수(上善若水)에서 상선(上善)은 고수의 논쟁법 또는 고수의 논쟁전략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노자는 고수가 논쟁하는 비법으로 '물과 같아야 한다(若水)'.. 2024. 4. 4.
노자와 기업경영 7 - 불확실성을 이겨내는 지혜 以其不自生 故能長生 이기부자생 고능장생 계획한 시점에 기대한 성과가 나타날 확률은 매우 적다. 공사현장의 땅 속에서 유적지나 유물이 나오면서 공사가 하염없이 미루어지는 일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변화무쌍한 기업의 경영환경에서 '오래 버텨서 살아남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살아남지 못하면 지식도 기술도 삼고초려하여 모신 우수인력도 모두 소용없다. 노자는' 살아남지 않음으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以其不自生 故能長生)'고 가르친다. 우주류로 유명한 일본의 천재 기사 다케미야의 바둑은 전투에 지고 전쟁에서는 승리하는 전략의 전형을 보여준다. 다케미야는 시시각각 벌어지는 전투에서 살아남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저 전쟁의 승리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자신이 갈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따름이다. .. 2024. 4. 4.
노자와 기업경영 6 -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는 끈 綿綿若存 면면약존 用之不勤 용지불근 아름다운 진주목걸이가 있다고 해보자. 반짝이는 진주 알맹이는 보이지만, 진주를 연결한 실은 보이지 않는다. 귀한 것을 엮어내는 더 귀한 것은 그렇게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기 쉽다.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실이 이어지고 있다(綿綿若存)'라는 노자의 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어짐'을 통해 존재를 파악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의미한다. 기업은 1+1>2를 추구하는 조직이다. 그렇다면 구성원을 연결하여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진주목걸이를 만약 순간접착제로 붙였다면 아주 빠른 시간만에 강하게 붙일 수 있고 고정된 형태가 오래 유지될 수 있지만, 옆으로 휘는 충격에 약할 수 밖에 없다. 누가 구부리는 순간 박살이 난다. 기업의 .. 2024. 4. 4.
노자와 기업경영 5 - 착하고 성실하면 성공하는가? 天地不仁 천지불인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 인정받고 성공하는가..라는 질문에 '반드시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의 비극도 그다지 새롭지 않다. 신학자 바트 어만은 구약성서의 시작점이 된 고대 히브리 문서에는 무료한 저승에 대한 개념은 있어도, 영원히 고통받는 '지옥'에 해당하는 개념은 없다고 지적한다. 북이스라엘과 남유대가 앗시리아와 바빌론에게 멸망하고, 페르시아에 끌려가서 고통을 받게 되면서 민족과 국가의 회복을 열망하게 되고, 그 열망이 개인의 차원으로 확대 적용되면서 선인의 구원과 악인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천국'과 '지옥'의 개념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고대의 사람들도 현실의 불공평함 또는 불의에 대한 보상을 사후에서라도 받고 싶었던 .. 2024. 4. 4.
노자와 기업경영 4 - 날카로움의 용도 挫其銳解其紛 좌기예해기분 앉을 좌(坐)는 두명의 사람이 한 공간에서 서로 마주보는 형상이다. 예서(隸書)에서는 사람 인(人)대신 입 구(口)가 쓰이기도 한다. 즉, 마주보고 밥을 먹거나 대화를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지만, 고대의 사람들에게는 대화보다는 밥의 의미가 더 컸을 듯 하다. 함께 마주보며 밥을 먹는 관계는, 생명을 상징하는 '밥'을 공유하는 공동운명체라고도 해석될 수 있다. 앉을 좌(坐)에 손 수(手)가 보태지면 꺾을 좌(挫)가 된다. 공동운명체(坐)가 되도록 힘(手)으로 강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자는 날카로움(銳)을 좌(挫)하라고 가르친다. 칼은 날카로울 수록 좋다. 여기에는 어떠한 이견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그 칼을 사용함에 있어서 공동운명체인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 2024.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