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와 기업경영74 노자와 기업경영 14 - 과거라는 환상 執古之道 以御今之有 能知古始 是謂道紀 집고지도 이어금지유 능지고시 시위도기 조지오웰의 소설 1984에는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하고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빅브라더의 슬로건이 나온다. 현재를 지배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소설 속에서 빅브라더가 선택한 방식은 이렇다. 진실을 알면서도 교묘하게 꾸민 거짓말을 한다. 두가지 견해를 동시에 지지하고 그 두가지가 모순인 줄 알면서도 동시에 믿게 한다. 논리를 사용하여 논리에 맞선다. 도덕을 주장하며 도덕에 거부한다.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관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놓을 수록 과거를 왜곡하기 쉽고, 과거가 왜곡되면,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흐름이 왜곡되고 비로소 미래에 대한 예측과 희망도 왜곡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조지오웰이.. 2024. 4. 4. 노자와 기업경영 13 - 기업의 관심사 寵辱若驚 총욕약경 기업의 성공과 실패는 시장이 결정한다. 즉, 시장을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그 가치가 금전적 이익으로 환원이 되면 성공하고 그렇지 않으면 망한다. 따라서 모든 기업 구성원의 관심은 시장에 맞추어져야 한다. 시장은 칭찬도 비난도 하지 않는다. 그저 선택을 하고 지갑을 열어 소비할 따름이다. 노자는 칭찬과 비난 모두에 대해 몸 가짐을 삼가하라고 경고한다(寵辱若驚). 칭찬에 취해 우쭐하는 것과 비난에 상처받고 기죽는 것 모두 시장에 대한 이해력을 떨어뜨리기 마련이다. 2024. 4. 4. 노자와 기업경영 12 - 기능으로서의 리더 爲腹不爲目 위복불위목 중세유럽의 봉건영주와 농민은 각자가 생산한 가치를 서로 주고받는 거래관계가 아니었다. 즉, 농민은 영주에게 줄 것(농산물)이 있었으나 영주는 농민에게 줄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따라서, 영주가 농민으로부터 세금을 걷기 위해서는 신분제도와 무력을 통해 농민의 신체적/인격적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필요했다.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억압에 대해 경제외적 강제라고 이름을 붙였다. 경제외적 강제를 통해서는 특정인에게로 가치의 쏠림이 생길 뿐, 전체적인 경제적 가치는 오히려 줄어든다. 기업의 리더와 구성원의 관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리더가 구성원을 위해 창출하고 제공하는 명확한 기능이 없이, 소위 '지시'하는 역할만 하고 지위를 통해 억누르기만 한다면, 중세의 영주와 다를바 .. 2024. 4. 4. 노자와 기업경영 11 -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우는가? 故 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 고 유지이위리 무지이위용 동행하는 삶은 외롭지 않다. 동행을 위해서는 내가 있어야 하고(有), 내 옆에 빈 자리(無)가 있어야 한다. 내 옆의 빈 자리에 아름다운 사람이 찾아왔을 때 비로소 동행이 시작될 수 있다. 노자는 '있음의 유익은 없음을 통해 만들어진다(故 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고 가르친다. 즉, 나의 '있음'이 배려한 '없음'을 통해, 타인의 '있음'과 마주하게 되고 그 마주침으로 새로운 길이 시작된다. 기업은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걸어가는 곳이다. 그 기업의 문화가 동행이 될지, 강제연행이 될지에 대한 구분은 서로를 위한 빈자리를 함께 만들고 있는지 아니면, 눈에 띄는 빈자리마다 '나'로 채우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2024. 4. 4. 노자와 기업경영 10 - 디테일로 성공하는 리더와 디테일로 실패하는 리더 明白四達 能無知乎 명백사달 능무지호 리더가 똑똑한 사람들을 통해 정보를 입수하여 아무리 자세히 안들 그 지식은 과거의 지식이기 쉽고, 현장과는 어쩔 수 없이 멀리 떨어진 얘기일 가능성이 높다. 노자는 '두루 자세히 파악하면서도 모름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明白四達 能無知乎)'라고 묻는다. 알지만 '모르고 있는 상태'가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마음을 열고 제대로 들을 수 있게 된다. 리더는 디테일하게 들음으로 현장을 정확하게 이해한 상태에서 기업이 나가야할 지향점인 what을 제시해야 한다.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기업의 성장과 이윤의 증대에 기여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디테일하게 듣는 리더와 디테일하게 챙기는 구성원의 조화인 것이다. 이게 반대로 되어, 디테.. 2024. 4. 4. 노자와 기업경영 9 - 미래에 뺏긴 오늘 金玉滿堂 莫之能守 금옥만당 막지능수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아이들은 선행학습을 한다. 초등학교에서 다른 아이보다 앞서기 위함이다. 거의 모든 아이들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학원 다니기에 더 엄청난 시간은 투입한다. 괜찮은 고등학교에 가려면 중학교 성적이 좋아야 한다. 고등학교에 가면 이제 전쟁이다. 상대평가의 우위를 확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대학을 가야하기 때문이다. 대학에 가면, 드디어 낭만적인 캠퍼스 생활을 할 수 있는가? 아니다. 취업해야 한다. 취업하면, 승진해야 하고, 결혼해야 하고, 결혼하면 집 사야 하고 대출갚아야 하고 아이들 학원비 내야하고.. 미래를 위해 뭔가를 계속 축적만 하는 삶의 끄트머리에서, 사람들은 '축적'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것 이외에는 딱히 할 줄 아는 것이.. 2024. 4. 4. 이전 1 ··· 8 9 10 11 12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