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13번째 괘는 천화동인(天火同人)이다. 이제 운이 트이기 시작한다.
운이 트이기까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 되돌아보자.
의욕적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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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의 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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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규환 속의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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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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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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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관을 겪으며 팀워크가 형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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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성공을 얻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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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풍을 맞으며 예의바름의 중요성을 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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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이슈에 부닥침
주역은 이러한 우여곡절이야말로 운을 얻기 위한 자격이라고 설명한다. 이건 다시말해 우여곡절을 통한 자격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찾아오는 운은 운이 아니라 오히려 재앙의 시작임을 암시하기도 한다.
어쨌든, 눈물겨운 고난을 통해 드디어 불이 하늘 향해 타오르는 대운을 만났다.
대운을 만난 사람은 어떻게 처신해야하는지 주역의 지혜를 들어보자.
우선 해야할 일과 하지말아야 할 일을 보여준다.
문에서 사람을 구해야 하며, 종친(혈연)에서는 사람을 구하면 안된다 (同人于門 无咎 同人于宗 吝).
즉, 역량과 비젼을 기준으로 함께 할 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주역은 혈연을 통해 사람을 구하면 성과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성과가 사라진다는 구절에 들어있는 아낄 린(吝)은 갑골문에 보면, 축문 그릇 앞에 사람이 있는 모습이다. 사람이 축문 그릇 앞에 놓여 있는 경우는 장례식 밖에 없다. 사람이 죽는다는건 무척 슬프고 아까운 일이다. 동인 괘 속의 吝은 대운의 소멸을 의미한다.
즉, 인재를 얻기 위해 기회의 문을 넓히지 않고, 가까운 사람들로 끼리끼리 거사를 도모하는 건 대운을 스스로 내다버리는 파국을 초래한다.
좋은 팀을 구성해서 전진하면 좋은 일만 생길까? 그렇지 않다. 이제 더 강한 적을 만나게 되고 정체를 맞게 된다. 주역은 3년 동안의 허송세월을 언급한다. (伏戎于莽 升其高陵 三歲不興).
대운 속에서도 목놓아 우는 일은 발생한다(先號咷而後笑).
하지만, 운이 좋다는 건 큰 실수를 하지 않으면 결국은 웃게 된다는 얘기니 희망을 가져도 된다.
결론에서 동인 괘는 인재를 구하는 장소를 언급한다.
인재는 잘나가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도회지가 아니라 쓸쓸한 외곽에서 얻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도회지는 시끄러운 곳이다. 사람에 대해서 그 됨됨이를 직접 들여다보기 전에 온갖 세평이 노이즈처럼 눈과 귀를 먼저 덮을 가능성이 높다.
한걸음 떨어진 조용한 외곽지역에서 진솔하게 소통하면서 인재를 얻는게 합리적이다. 주역은 그렇게 해야 후회가 없다고 설명한다(同人于郊 无悔).
결국, 나에게 주어진 (또는 내가 고생해서 얻은) 대운을 빛나는 성공으로 만드는 것도 인재(同人于郊 无悔)이고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도 인재(同人于宗 吝)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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