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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과 CEO

주역과 CEO 15 - 지산겸 地山謙

by pied_piper33 2024. 4. 4.

주역은 사람에게 주어진 운이 더 큰 비극의 단초가 되지않게 하기 위한 조건으로 겸손을 이야기한다.

괘가 가진 순서의 의미를 설명하는 서괘전은 큰 운과 겸손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한다.

有大者 不可以盈 故 受之以謙
유대자 불가이영 고 수지이겸
"많이 가진 사람은 더 채우려고 하면 안된다. 그래서 (자신의 행운을) 겸손으로서 받아야 한다"

운을 얻은 사람이 더 채우려들면, 그 자체로 운을 누릴 자력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하는게 된다.

주역의 15번째 괘 지산겸이 말하는 운을 얻은 사람이 갖추어야할 겸손은 어떤 걸까..

謙 亨 君子 有終
겸 형 군자 유종
"겸손이 있어야 형통하게 일을 마무리 할 수 있다"

시작은 화려했지만, 끝이 아름답지 않은 사람들을 머리 속에서 떠올리는 건 어렵지 않다. 시작도 어렵지만 마무리는 더 어렵다. 겸손이 없으면 아름다운 끝을 기대할 수 없다.

주역은 겸손을 단지 마음의 상태로 제한하지 않고 적극적인 노력을 요구한다.

不富以其鄰
불부이기린
"이웃을 통해서 부를 쌓지 말라"

겸손한 행동으로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이용해서 이익을 취하지 말하는 얘기다. '알고 보니 결국 다 나를 이용해 먹으려는 의도였던거야'라는 기분이 생기면 안된다.

겸손한 마음은 구체적인 행동과 실질적인 결과로 열매 맺어야 한다. 이는 적극적인 희생과 나눔을 전제로 한다.

기회를 노려 내 등에 칼을 꽂는 사람이 있으면 곤란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주위 사람을 챙기고 도와야한다. 그래야, 오래 같이 할 내 편이 생긴다.

利用侵伐 无不利
이용침벌 무불리
"원정 나갈 수 있다. 불리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

주역이 형성되던 시대에서의 큰 운의 성과는 땅을 넓히는 정복 사업으로 드러났을 것이다. 큰 운이 겸손을 만나면 이제 원정을 떠나도 뒤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다.

利用行師 征邑國
이용행사 정읍국
"군사를 일으켜도 된다. 중심지를 정복하라"

14번째 괘까지의 주요 무대는 교(郊)였다. 교(郊)는 정치 경제의 중심지인 읍(邑)에서 벗어난 외곽 지역이다. 주역의 주인공은 진흙뻘까지 밀리며 위태로운 상황까지 내몰리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힘겨웠던 성숙의 시간을 버텨내고 큰 운을 맞이한 사람이 겸손이라는 방패를 얻으면, 이제 권력의 핵심으로 진군해도 된다.

용기있게 치고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