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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단상

예측되지 않은 창의성은 해롭다

by pied_piper33 2024. 11. 18.
 
축구와 같은 팀 경기에서 개별 플레이어의 '창의성'이 팀의 승리에 기여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예측 가능성이다. 즉, 우리 팀 동료는 나의 창의적인 플레이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하고, 상대팀은 예측 못한 상태에서 당해야 한다.

2023년 싱가포르와의 A매치에서 이강인은 조규성에게 자신이 어디에 패스를 찔러 줄 지 미리 얘기 해주었고, 조규성이 빠르게 수비 뒷 공간으로 침투했을 때 정확히 그 위치에 이강인의 패스가 도착했다. 결과는 팀의 첫 골이었다.

이 공식은 기업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나의 창의적인 행동을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예측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적과 다름없다. 팀의 성과창출에 크게 해롭다.

그렇다면, 창의성이 가치 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전제로서의 '예측가능성'은 어떻게 만들어지지가 궁금해진다.

예측가능성을 만들어내는 마법의 키워드는 '자기 성찰'과 '소통을 위한 준비'이다.

창의적인 플레이어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그리고 내가 동료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정제된 언어로 미리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말하기 전에 내용틀 한번 더 생각해서 정리하고,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신중하게 정제하는 건 꽤 피곤한 일이다. 그래서 쉽지 않다.

꽤 많은 기업에서 창의적인 리더가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본인 스스로도 원하지 않는 노예화된 조직을 만드는 걸 발견한다. 리더의 창의성이 그때 그때 떠오를 때마다 정제되지 않는 파편으로 조직에게 전달되기 시작하면 조직의 예측가능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조직이 추구하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자의 창의성이 조화롭게 발휘되기 보다는 예측할 수 없는 리더의 말 한마디를 기다리는 조직으로 바뀌는 것이다.

리더는 스스로 자신이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임을 자각하고 자신의 말과 행동이 나머지 동료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예측되지 않는 창의성은 내가 무너뜨리고 파괴해야 하는 적에게만 적용하는게 합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