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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단상

간신을 곁에 둔 리더에게 해피엔딩은 없다

by pied_piper33 2024. 11. 19.

제환공이 관중에게 묻는다.
"내가 워낙 여색을 즐기고 사냥을 좋아하는데 장차 패업을 이루는 데 해롭지 않을까?"

관중은 해롭지 않다고 대답한다.

제환공이 다시 묻는다.
"그럼 무엇이 해로운가?"

관중이 대답한다.
"어진 이를 쓰지 않으면 해롭고,
어진 이를 알면서도 쓰지 않으면 해롭고,
어진 이를 쓰되 신임하지 않으면 해롭고,
어진 이를 쓰면서도 소인배를 함께 끼워두면 해롭습니다"

제환공은 관중의 뜻을 모두 수용했다. 제나라는 부강해졌고 급기야 춘추시대의 첫번째 패자가 되었다. 그런데, 딱하나 관중의 제안을 거부한 것이 있었는데, 제환공이 간신이었던 역아, 수초, 개방을 곁에 둔 것이었다.

관중은 죽으면서 유언으로 제환공에게 그 세사람을 중용하지 말 것을 부탁했으나 제환공은 또다시 거절한다.

그 세사람이 제환공에게 보여준 충성심은 사실 놀라운 수준이었다. 역아는 친자를 죽여서 제환공을 위해 요리를 만들었으며, 역아는 스스로 거세했고 개방은 자신의 조국을 버렸다.

제환공이 감격한 그들의 행동이 오히려 관중에게는 등용해서는 안되는 이유였다.
"역아는 자신의 아이를 사랑해야 할 부모가 임금에게 바쳤고, 수초는 자신을 아끼는 게 인간의 본능인데 그렇게 하지 않았고, 공자 개방은 원래 자기 나라를 사랑하는게 인간의 도리인데, 그렇지 않았으니 믿을 수 없습니다"

제환공은 이렇게 반대한다.
"이 세 사람은 나에게 즐거움을 주고 나라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못하게 한다"

제환공은 관중이 죽은 후, 결국 그 세사람의 간신을 재상으로 임명한다. 그리고 그들의 해로움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제환공이 병들어 눕게 되자. 이 세 사람의 간신은 제환공을 밀실에 가두고 방치한다. 그리고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서로 싸운다. 제환공은 밀실에서 굶어죽었고, 한참 후에 아들인 제효공에게 부패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간신이 해로운 이유는 가치를 생산하지 않으면서 권력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보유한 권력의 재생산을 위해서 필연적으로 가치를 생산하는 사람들을 적대하며 희생시킨다.

간신을 곁에 둔 리더에게 해피엔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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