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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의 즐거움

엘리아데 '성과 속'

by pied_piper33 2024. 11. 10.
뒤르켐에 따르면 종교는 '신성한 대상과 신성하지 않은 대상'을 구분하는 교리와 '신성한 대상'을 대하는 행동 방식을 규정하는 의례로 구성된다. 
 
뒤르켐은 '대상' 자체의 특징에서 '신성함'을 도출해 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즉, 신성한 대상은 신성하기 때문에 그 지위를 획득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오히려, 신성한 장소에 놓여져 있는 무언가가 신성한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의례'를 통해 신성하지 않은 무언가가 신성한 장소로 옮겨지면서 신성한 대상으로 변신한다. 안타깝게도 뒤르켐은 신성한 장소에 대해서는 딱히 자세한 설명을 남기지 않았다.
 
이 문제의 신성한 장소에 대해 엘리아데는 책 '성과 속'에서 재미있는 해석을 내놓는데,
 
엘리아데에 따르면 인간적인 욕구의 충족이 가능한 어떤 물리적 또는 정신적 공간에 대해 '신성화'시키고자하는 의도를 은폐하기 위해, 우연을 가장하여 '하늘'의 선택을 기다리게 되고 그 하늘이 선택한 공간이 신성한 장소가 된다. 

 

결국, 신성한 공간을 만든 것 역시도 공간 자체의 신성성이 아니라 인간의 무의식 또는 의식이다.

 

인간의 욕망이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설정한 공간에 위치한 존재 또는 스스로를 성공적으로 위치시킨 사람이 신성화 되고, 신앙의 대상이 된다. 

 

이제, 어떤 종교의 교주가 특별히 잘생기거나 신성해 보이지 않는 '특이한 현상'과 

교주 수준의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벗겨보니 실제로 가진 지식과 역량이 너무나 초라한 '어처구니 없는 사태'를 설명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