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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의 즐거움

끝이라는 축복 -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by pied_piper33 2024. 10. 23.

월급쟁이의 삶은 영원하지 않다.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시간'의 유한성을 고려하지 않은 '존재'는 거짓이고 위선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인간'에게 적용한다면, 시시각각 다가오는 그리고 지금 당장이 될 수도 있는 '죽음'을 자각해야 삶이 더욱 의미있어진다는 얘기로 읽을 수 있겠다.

종교, 사상, 예술, 소유와 같은 것들이 인간들로 하여금 '영원'을 상상하게 만들고 인간도 '영원'을 꿈꿀 수 있는 존재라고 믿게 하지만 모든 인간은 '죽음'의 상황을 예외없이 맞이 한다.
 
톨스토이의 소설 '이반일리치의 죽음'의 주인공 이반일리치는 소유하기 위해 그리고 인정받기 위해 평생을 아동바동 살아가지만 어느날 자신에게도 죽음이 찾아 온 것을 깨달은 후, 그 죽음을 겸허히 수용하면서 그제야 사랑해야 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평안히 생을 마친다.
 
하이데거는 '죽음에의 선구'를 촉구한다. 즉, 이반일리치처럼 생물학적인 죽음이 섬뜩하게 닥치기 전에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유한함을 인정하고 지금 살아있음에 감사하면서 삶을 고양해야한다 그래야 삶이 주는 기쁨과 희열을 경험할 수 있다.
 
'영원'을 축복으로 가르쳐 온 기존의 종교와 철학 모두를 전복시키는 하이데거의 음성은 내게 주어진 '유한함'에 감사하고 내가 서있는 여기서 바로 지금 더 많이 행복해야 하고, 더 많이 사랑하며 살아야한다고 말한다.
 
끝의 존재가 축복이라면,
끝을 알면 즐겁고
끝을 누리면 행복하다.

 

월급쟁이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