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시대의 유럽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할아버지의 민족적 또는 혈연적 특성은 그저 가족의 역사에 불과했으나, 유태인에게는 삶과 죽음을 구분짓는 심각한 문제였으며 어느 한 인간이 갖는 모든 특성을 덮고 지워버리는 지배적인 요소가 되었다.
어떤 사람에 대해서,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과 현재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은채, ‘을’, '여성', '성소수자', '다문화 가정’, '소득하위 계층', '저학력 노동자', '미혼모'라고 정의해 버린 후, 불합리한 대우 심지어 폭력을 정당화하는 무의식이 여전히 세상을 지배하는 듯 보인다.
사람에 대한 개념화는 과연 옳은가? '나'를 설명하는 꼬리표 중에 '나의 실재'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몇개나 될 것인가?
보드리야르에 따르면 그것들은 시뮬라크르에 불과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시뮬라크르는 폭력적으로 현실을 지배하면서 그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한 실재를 창조한다.
개체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개념의 폭력’으로 묶어버리는 개념 과잉은 어쩔 수 없이 인간 소외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보편 개념은 기호에 불과하며, 그 기호에 상응하는 실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오컴'의 주장은 여전히 설득력이 있다.
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 또는 사람들에 대해서 회사 내에 고착화되어 통용되고 있는 수많은 '꼬리표'에 대해 제로베이스에서 그 유효성을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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