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영원하지 않듯, 불행도 영원하지 않다.
메마른 하늘에서 갑자기 천둥이 치면서 비가 내리는 것처럼 불행이 끝난다. 주역의 40번째 괘 뇌수해는 이러한 '해갈'의 시기를 의미한다.
관도에서 조조와 원소가 명운을 건 전투를 하게 되었는데 조조가 패배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조조의 부하들은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원소와 내통했다. 예상을 깨고 조조가 원소로부터 승리하게 되어, 원소와 내통한 부하들의 편지가 공개되었다.
조조는 높이가 1장(8척, 184cm)이나 되는 커다란 구리 화로를 준비시킨다. 부하들은 자신이 저 구리 화로 속에서 타죽게 될 운명임을 직감한다. 하지만, 조조는 배신한 부하들이 아니라 편지를 화로에 넣고 태운다.
无咎
무구
"허물이 없다"
고난의 시기를 지나는 동안, 수많은 실수와 잘못을 하기 마련이다. 힘들 때는 일일이 문제를 지적할 여력이 없지만, 상황이 좋아져서 한숨 돌리게 되면 내 몸에 남은 상처를 볼 여유가 생기고 상처를 만들어낸 사람에 대해서 손가락질 하고 싶어진다.
주역은 회복의 시기에 해야할 첫번째로 '용서'를 이야기한다. 다 이유가 있었으니 이제부터 잘하면 된다. 편지를 불태워야 한다.
負且乘 致寇至 貞吝
부차승 치구지 정린
"굳이 수레를 타려고 하면 도적이 달려든다. 올곧더라도 불행하다"
가난한 집에는 굳이 도둑이 들지 않는다. 어려움이 해소되어서 먹고 살만하게 되면 다시 도둑의 타겟이 된다. 고난의 시기에 겸손을 배웠다면 계속 몸가짐을 겸손하게 가져가면 된다. 굳이 수레 위에 오르지 마라.
剛柔之際 義无咎
강유지제 의무구
"강함과 부드러움이 함께 한다. 뜻에 허물이 없다"
고난의 의미는 부드러움을 배우는데 있었다. 고난의 시간을 통해 휘어질 줄 알고 숙일 줄 알게 된다면, 앞으로 허물이 없을 것이다.
불행이 나의 잘못이 아니라 운명의 장난에 의해서 생겼다면, 회복 역시도 운명의 장난에 의해서 선물처럼 내게 닥칠 수 있다.
고난의 시간을 통해 원치 않게 내가 가진 수많은 부족함을 목격해야 했다. 이제 타인의 부족함에 대해 이해하고 용서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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