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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기업경영

노자와 기업경영 15장 - 흙탕물처럼 섞이는 리더

by pied_piper33 2024. 4. 4.

善爲士者 混兮其若濁

선위사자 혼혜기약탁

 

 

 

글자 () 갑골문에 보면 손으로 코끼리를 제어하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 () 거대한 코끼리를 부려서 움직이는 사람이며 여기서 현재의 '이루다' 의미가 만들어졌다.

 

선위사(善爲士) () 잘한다() 것이니 결과적으로 유능한 리더를 의미한다.

 

노자는 유능한 리더는 흙탕물처럼 섞여있어야 한다(混兮其若濁) 설명한다. 

 

재벌3 경영자가 물려받은 기업을 망치는 사례를 많이 발견한다. 그럴까?

 

1 창업자는 말그대로 스타트업을 설립한 것이고, 창업 동료와 함께 온갖 시행착오를 온몸으로 겪으며 지금의 회사를 만들어냈다. 회사 내에서 사업을 가장 이해하고 통달한 사람은 1 창업자일 가능성이 크다. 

 

2 창업자는 대부분 기업이 자리 잡히기 전에 아직은 궁핍한 청년 창업자의 자식으로 태어났을 것이다. 2 창업자에게 아버지와 함께 기업을 일군 창업 공신들은 쉽게 대할 없는 어른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3세부터는 얘기가 달라진다. 2 경영자가 결혼하여 자식을 낳을 정도가 되면, 기업은 안정되고 3세는 금수저를 물고 고귀한 신분으로 태어난다.

 

맨땅에서 온몸으로 기업을 일군 1 그리고 어려운 시절에 태어나서 눈치를 보면서 성장하는 2세와는 달리, 3세는 어려서 유학을 가고 20대나 30대초반에 임원으로 시작하여 아예 다른 신분으로 일을 배우게 된다.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어린 사람이, 범접하기 어려운 높은 신분으로 세상을 배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고 시장에서 뛰는 직원들과 기업의 리더가 애초부터 섞이기 어려운 구조가 이렇게 정착된다.

 

함께 섞이지 못하면, 다른 언어를 사용하게 되고 깊이 있는 소통이 불가능하다.

 

소통이 어려운 조직의 특징 중의 하나는, '호통' 일상화되는 것이다.

 

구성원과 신분이 다른 리더는 해결되지 않고 지속되는 문제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아랫사람의 탓으로 이해하기 쉽다. 

 

리더가 이걸 아직도 해결 못하느냐고 호통을 치게 되면, 기업 구성원은 해결 자체보다는 해결하는 제스추어를 통해 당장의 난처함을 모면하는데 집중하게 된다. 

 

바늘 허리에 실을 묶는 대응이 반복해서 발생한다.

 

반대로, 

 

마치 흙탕물처럼 구성원과 섞여 있는 리더에게서 일방적인 '호통' 발생하기 쉽지 않다. 자기 자신에게 가장 책임이 있는 것을 알기에 호통을 누군가를 찾기 보다는 문제의 원인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호통으로 해결될 있는 '문제' 애초에 문제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는게 합리적이다. 

 

그리고, 정말로 심각한 문제가 '호통'으로 해결되었다면, 그것은 문제를 누군가 덮어서 해결로 포장했으며 언젠가 드러나게 망가진 형태의 재앙이 만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업에는 노력해도 보상받지 못하는 '2 시민' 있어서도 안되고, 모든 것에 예외가 되는 '왕족' 존재해서도 안된다. 

 

유능한 리더쉽은 섞임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