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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기업경영

노자와 기업경영 27장 - 불선인자 선인지자 不善人者 善人之資

by pied_piper33 2024. 10. 10.
 
不善人者 善人之資
불선인자 선인지자
평가시즌이 지나면, 대부분의 기업은 홍역을 치룬다.
현실적으로 극소수의 승진자 또는 상위 평가자를 제외하고, 절대 다수 구성원을 루저로 만들어서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유능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비결을 묻는 질문에 대하여 오자병법의 오기는 이렇게 대답한다.
"주군께서는 공이 있는 자를 모아 잔치를 베풀어 주고 공이 없는 자들도 격려해 주십시오"
빛나는 성과를 창출한 사람들에게 상을 주는 것은 무능한 조직과 무능한 경영자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유능한 조직과 무능한 조직이 차이나는 지점은 빛나는 성과를 만들지 못한 다른 구성원에 대한 대우라고 봐야 한다.
생각해보면, 목숨을 걸고 전투에 참가했고, 그 치열한 전투에서 안죽고 살아남아서 다음 전투를 준비할 수 있는 것 자체로 충분히 대단한 성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평범해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다수를 루저로 만드는 조직은 그래서 미래가 없다.
노자는 '뛰어나지 못한 사람은 뛰어난 사람의 바탕(밑천)이 된다(不善人者 善人之資)'고 지적한다.
사실 백명의 구성원이 있다면, 평가기준도 백가지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니, 두어개의 잣대로 백명을 줄 세울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그 두어개의 잣대로 뒤쳐졌다고 해서 결코 무능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완벽하지 못한 평가기준으로 유능과 무능을 구분하고 그 기준으로 무능한 쪽으로 분류된 구성원을 루저로 만들고 퇴출시킨다면,
노자의 지적대로 조직의 밑천이 사라지고 결국 유능한 구성원 조차도 버티기 힘들어진다. 일은 함께 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각각 다른 재능이 있고, 그 재능이 효과적으로 합쳐졌을 때 조직은 유능해진다.
재능의 다양성을 능력의 충족/부족으로 간주하면 곤란하다.
다만, 인재밀도 관점에서 고려해야하는 것은 있다.
오자병법은 함께 일하는 구성원이 갖추어야 할 특징으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전진과 후퇴에 절도가 있고, 좌우는 서로 엄호하며, 비록 부대 간에 단절이 있어도 진형을 유지하고, 비록 분산되어도 행동을 유지합니다"
재능과 개성이 다양한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전진하자고 할 때 전진하고 후퇴하자고 할 때 후퇴하는 팀워크가 필요하고, 혼자 외떨어져 있을 때에도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자기 주도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두어개의 불충분한 잣대로 조직 구성원 대부분을 루저로 만드는 평가는 지양되어야 한다.
인사 또는 HR은 사람을 줄세우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구성원 각자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 재능으로 조직에 기여하도록 유도하고, 팀 플레이를 저해하는 구성원을 분리함으로 인재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