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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기업경영

노자와 기업경영 26장 - 성인종일행 불리치중 聖人終日行 不離輜重

by pied_piper33 2024. 10. 10.
聖人終日行 不離輜重
성인종일행 불리치중
오자병법을 지은 오기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지휘관의 역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아군은 적게 움직여 멀리서 오는 적을 기다리고, 아군은 편안한 상태에서 적이 피로하기를 기다리며, 아군은 든든히 먹고 적은 굶주리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군대는 아주 오랜 시간 훈련하고 행군으로 이동하여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동안 전투를 수행하는 조직이다. 표면적으로는 전투가 전부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군대에게 투입시간 비중으로 봐서 전투는 채 1%도 차지하지 않는다.
오기는 그 1%에서 발생하는 승리와 패배가 99%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려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간파했다.
99%를 통해서 이기는 이 전략은 오기와 유방이 다르지 않았다.
유방과 항우는 같은 시대를 살며 대결하였으나 서로 다른 게임을 했다.
항우에게는 전장에서 칼을 휘둘러 적을 죽이는 게임이었고, 유방에게는 물자가 풍부한 땅을 차지하고 병사들을 배불리 먹여 살리는 게임이었다.
결국, 모든 전투에서 유방은 항우의 무시무시한 무력 앞에 초라하게 패배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항우 군대의 병사는 굶주렸고 결국 이탈했으며 반면에 연전연패한 유방 군대는 갈수록 그 숫자가 늘어났다.
노자는 ‘위대한 리더는 온종일 움직여 피곤하더라도 무거운 짐수레와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聖人終日行 不離輜重)’고 가르친다.
지위가 높을 수록 먹고 사는 구구절절한 사연은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건 나머지 구성원이 알아서 해야하는 일이고 자신은 조금 더 중요한 어젠다에 시간을 써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노자는 무거운 짐수레에 담긴 먹고 사는 구구절절한 사연이 전략의 핵심이고 여기에서 멀어지면 안된다고 경고한다.
전쟁에서의 삶과 죽음은 1%의 전투가 아니라, 99%의 지루한 일상에 의해 결정된다.
항우의 패배는 2천여년 전에만 있었던 일이 아니다. 지금도 여기저기서 수없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의 반복되는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