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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기업경영

노자와 기업경영 23장 - 희언자연 希言自然

by pied_piper33 2024. 10. 9.
希言自然
희언자연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대상의 모습을 정확하게 그릴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블랙홀을 시각화하기 위한 ‘사건의 지평선’ 프로젝트에서는 보다 실재에 가까운 블랙홀의 그림을 얻기 위해서, 블랙홀을 담은 방대한 데이터를 4개의 팀에게 주고, 각각의 팀은 서로 소통하지 않은채 각자의 방법론으로 수퍼컴퓨터를 돌려서 시각화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렇게 오랜 시간 작업을 한 후에 4개의 팀이 각각 만든 이미지 사이의 유사성을 검증하면서 블랙홀의 이미지를 제대로 그려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안가본 길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실무 담당자에서 최고 경영자까지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사업을 실행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현실 비즈니스 공간에서는 중요한 결정일수록 높은 사람의 주장에 더 힘이 실리고, 토론의 과정을 거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오너의 결정에 대해서 모든 기업 구성원이 동의하는 방식으로 방향이 정해지게 된다.
 
외국의 문물을 수입하거나 경쟁사를 모방하는 상황이라면 몰라도, 말그대로 새로운 길을 가는 신사업인 경우, 이러한 오너나 높은 사람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선택은 나중에 책임 회피에는 효과적일 수 있을 지는 모르나, 논리적이거나 합리적이라고 평가해주기 어렵다.
 
노자는 말을 줄이고 스스로 드러나게 해야한다(希言自然)고 가르친다.
 
기업이 비즈니스적인 성공을 원한다면 힘센 사람의 말에 의존하면 안된다. 주장은 주장일 뿐이다. 기획의 적절함은 고객의 행동 즉, ‘시장’이 결정한다.
 
얼마전부터 열풍이 불었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도 그 본질을 들여다보면 사람의 주장이 아니라 데이터에 의해서 의사결정해야한다는 것에 다르지 않다.
 
시장은 쉬지 않고 변화하고 있는데, 사람의 뇌로 그 변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장의 변화를 데이터로 축적하고 그 데이터가 말하는 것에 귀를 기울여 비즈니스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기업이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인 것이다.
 
자원이 많이 투입되는 중요한 프로젝트일 수록 ‘말’을 줄이고, 현상이 스스로 드러나도록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