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보유한 리더의 말은 구성원에게는 행동의 'given condition'으로 작용한다.
이는 리더의 '말'에 따라 구성원들이 그 취지에 맞추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의미하기 보다는, 리더의 말이 구성원 각자의 이해관계에 비추어 해석되고, 구성원 자신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활용된다는 걸 의미한다.
따라서, 리더가 자신이 내뱉은 말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는 구성원을 타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리더의 말은 어떤 방식으로든 해석되고 활용될 따름이니, 자신의 말이 해석되고 활용되는 경로를 미리 꼼꼼하게 설계하지 못한 자기 자신을 원망하는게 옳다.
한비자 내저설상편에는 위나라 재상 이회의 고사가 나온다.
송사에서 잘잘못을 가리기가 너무 어려워서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줘도 무리가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반대로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줘도 다른 쪽의 심한 반발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이회는 활쏘기 실력으로 승자와 패자를 결정한다고 판결의 기준을 새로 제정하여 공표한다.
이 정책에 대하여 귀족들과 백성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신분의 귀천에 관계없이 온 나라 사람들이 미친듯이 활쏘기를 연습했고, 결국 위나라는 주변 나라에 비해서 압도적인 활쏘기 화력을 보유한 군사 강국으로 성장했다.
이때, 활쏘기 대신에 가위바위보를 제시했다면 역시 온 나라 사람들이 주야장천 가위바위보에 몰두했을 것이다.
리더의 말은 어떤 방식으로든 조직 전체를 움직이는 단초가 되기 마련이다.
지금 당신이 몸 담고 있는 조직의 리더는 어떤 말을 하고 있으며 조직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 또 리더인 당신의 말은 어떻게 해석되고 활용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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