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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과 CEO

주역과 CEO 3, 4 - 수뢰둔 水雷屯, 산수몽 山水蒙

by pied_piper33 2024. 4. 4.

주역의 64괘는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부닥치게 되는 수많은 상황을 대표적인 64가지 장면으로 단순화하고, 괘를 구성하는 6개의 효를 통해 개별 상황의 세부적인 사건 전개를 보여준다. 

 

주역으로 점을 친다는 나뭇가지 등을 사용하여 Random하게 64개의 중의 하나를 고르고 괘가 제공하는 통찰에 귀를 기울인다는 의미하는데, 

 

읽기 편한 책의 형태로 주역을 접할 있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입장에서 굳이 ''이라는 불편하고 동시에 신뢰하기 어려운 절차를 따라야할 이유는 없다. 그냥 상황에 맞는 페이지를 찾아서 읽으면 그만이다. 

 

주역의 첫번째 건과 두번째 곤은 모든 일이 풀리기만 하는 장면과 꼬이기만 하는 장면을 대표하기도 하지만 모든 개별 장면을 종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주역이 펼치는 인생의 파노라마의 첫장면은 세번째 괘인 ()이라고 보는게 타당하다. 

 

주역의 세번째 () 무언가를 시작하는 장면을 의미한다. 

 

의욕적으로 발걸음을 딛지만 생각만큼 일이 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출정을 위해 위에 올랐다가 다시 내리기를 반복한다. 좌절로 점철된 () 시기를 지나면서 일이라는 혼자 해낼 없음을 경험을 통해 배운다. 

 

비록, () 속의 사람은 좌절의 세월 속에서 피눈물을 흘릴 있지만, 함께하는 동료의 중요성에 대한 배움이 있다면 주역의 저자는 그걸로 충분히 운이 좋다() 가르친다. 

 

발버둥쳐도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는 () 시기 다음에는 () 시기가 온다.

 

둔괘에 이어지는 몽괘() 어리석음을 깨치고 지혜를 얻는 장면이다. 안되었는지 이유를 알아야 한다. 

 

괘에서는 네가지 종류의 어리석음이 나온다.

 

우선, 발몽(發蒙)이다. 발몽 단계의 사람은 자신이 어리석은 모르니, 부끄러운줄 모르고 자신의 어리석은 생각을 펼쳐 내보이고 사람 보는 눈이 없어 나중에 후회할 안좋은 사람들과 함께 힘을 모으게 된다. 

 

발몽(發蒙) 시행착오를 겪고 나면, 기가 죽어서 자연스럽게 움추리기 마련이다. 단계가 포몽(包蒙)이다. 잘못하고도 뻔뻔하게 고개를 뻣뻣이 들고 계속 목소리를 높이는 것보다 차라리 잠시 물러나 있는게 현명하다. 

 

무능한 자신을 직시하는 것만큼 고통스러운게 있을까.. 주역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은 후에 이어지는 단계를 처절한 고통의 시간인 곤몽(困蒙)으로 설명한다. 

 

이제 바닥을 쳤으니 다시 도약을 꿈꿀 자격이 생겼다. 자격의 구체적인 모습을 주역은 동몽(童蒙)으로 묘사한다.

 

동몽은 어린아이와 같은 어리석음을 의미한다. , 세상 모든게 궁금하고 열린 마음으로 배우고 익힌다. 

 

물론, 그냥 아무 것도 모르는 동몽은 아니다, 발몽과 포몽 그리고 곤몽의 고단한 세월을 겪고 이후에 도달한 어린아이같은 마음이다. 쉽게 속지 않지만 말랑말랑한 영혼으로 이제 나에게 파도처럼 밀어 닥치는 현실로부터 보고 듣고 배운다. 

 

이렇게 동몽(童蒙)단계를 넘어서면, 드디어 어리석음을 극복하는 격몽(擊蒙) 도달할 있게 된다. 

 

() 전체를 종합적으로 설명하는 구절에서 주역의 저자는 아무에게나 지혜를 전하지 말하고 조언한다. , 동몽(童蒙) 상태에 있지 않은 사람에게 지혜를 이야기하는 말하는 사람에게도 듣는 사람에게도 모두 새로운 불행을 야기할 뿐이다.

 

두려운 얘기다. 

 

역시도 이불킥을 유발하는 수많은 실수와 잘못으로 발몽, 포몽 그리고 곤몽의 상태를 겪어왔지만,

 

아픈 과정을 통해 내가 동몽의 단계에 성공적으로 도달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어제의 나를 되돌릴 수는 없으니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를 세심히 관찰하여 조심하고, 마음과 귀를 여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