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이라는 건 어떤 미사여구로 포장해봐도 결국은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방법론'일 따름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 최고의 ‘싸움 대회’인 UFC를 통해 전략이라는 애물단지(!)의 본질을 고찰해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이다.
각 시대를 관통하는 철학과 시대를 대표하던 선수를 중심으로 UFC를 한번 들여다보자..
1. UFC 1~4 “위선의 가면이 벗겨지다” 호이스 그레이시
최강을 자랑하던 수많은 무술들을 계급장 뗀 잔인한 맞짱에 노출시켜 보니 결과는 허무했다.
브라질리안 주짓수가 간단히 싸움판을 평정한다.
복서도 레슬러도 동양무술도 모두 브라질리안 주짓수를 연마한 호이스 그레이시에게 붙잡혀 팔 꺾이고 목 졸리면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항복을 외칠 수 밖에 없었다.
브라질리안 주짓수 앞에서 여러 무술들이 그간 누려 온 명성이 무너지고 위선의 가면이 강제로 벗겨진다.
2. UFC 10~12 “그래도 힘센 놈이 이긴다” 마크 콜먼
덩치크고 힘세고 무척 빠른 사람이 돌진해서 상대를 넘어뜨리고 넘어진 상대 위로 올라타서 사정없이 주먹으로 내리치니, 브라질리안 주짓수도 한계에 부닥치고 만다.
마크 콜먼 이후, 레슬러들의 전성시대가 열린다.
(참고로 영화배우 마동석이 마크 콜먼의 트레이너였음)
3. UFC 15.5, 28~34 “원래 싸움은 지저분한 것이다” 랜디커투어
이제, 브라질리안 주짓수의 꺽고 조르는 기술과 레슬러의 상대를 넘어 뜨리는 기술은 파이터들의 기본 소양이 되었다.
랜디커투어는 여기에 ‘더티 복싱(Dirty Boxing)’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추가한다.
상대도 기술을 사용 못하고 나도 별거 할 수 없는 형태로 서로 엉겨붙은 상태에서 내 체중을 상대에게 전가하면서 상대의 근육에 피로를 쌓고 간간히 주먹으로 상대를 끊임없이 괴롭히면서 가랑비에 옷젖듯이 충격을 가한다..
권투였다면 심판이 갈라서서 다시 싸우라고 요구를 했을 법한 지루한 클린치 상태가 지속되지만 지저분한 잔펀치와 팔꿈치로 결국은 상대를 무너뜨린다.
싸움에서의 도덕은 ‘승리’ 뿐이다. 멋있는 발차기, 깔끔한 펀치 따위는 패배하고 난 이후에는 아무 쓸모 없다.
4. UFC 64~148 “거리를 지배하는 자가 승리한다” 앤더슨 실바
싸움의 기술은 계속 진화한다.
주짓수/레슬링/더티복싱을 모두 장착한 프로 파이터들에게는 각자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거리’라는 개념이 생겼다. 상대의 무기가 먹힐 수 있는 거리 속으로 나는 들어가면 안되고 동시에 내 사정권 속으로 상대를 집어 넣어야 한다.
영리해진 파이터들은.. 자신의 거리와 상대방의 거리를 정확하게 인지한 상태에서 싸움에 임하게 된다. 승리를 만들어 내는 관건은 상대보다 빠르게 ‘거리’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가가 되었다.
UFC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주먹과 발로 상대를 가격’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타격가’의 시대가 열린다. (물론, 레슬링과 주짓수 그리고 더티복싱을 마스터한 타격가를 의미한다)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어느 순간 눈 앞에 다가와 있고, 가까이 있어서 붙잡고 쓰러뜨리려고 하면 어느새 저 멀리 떨어져 있고 그래서 난감해 하고 있으면 느닷없이 주먹과 발이 날아든다.
5. UFC 194~
“속도와 힘은 모두 타이밍 앞에서 무력화된다” 코너 맥그리거
“인간은 짐승을 이길 수 없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코너 맥그리거라는 문제의 인물이 싸움판에 등장한다. 맥그리거는 자신보다 주먹이 강한 사람도 이기고 자신보다 힘이 센 사람도 이기고 자신보다 덩치가 크고 지저분한 사람도 이긴다.
온갖 Trash Talk가 난무하는 심리전을 통해 상대의 멘탈을 흔들고 자신의 필살기인 레프트 훅을 사용할 최선의 타이밍을 사전에 분석한 후, 투우사가 황소를 다루듯 정확하게 자신이 준비한 칼을 꽂아 넣는다.
산에 호랑이가 한마리 더 등장한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하빕은 어려서부터 실제로 곰과 레슬링을 하는 등의 우악스러운 훈련을 하면서 인간계가 감당할 수 없는 운동신경과 파워를 갖춘다.
하빕을 만나는 파이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 당한다 하빕이 쥐고 흔드는 대로 게임 내내 온몸으로 링 바닥을 청소하다가 비참하게 얻어 맞고 KO를 당하고 만다.
하빕에게는 ‘인간’으로부터 강한 펀치 몇대를 얻어 맞는 것 따위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
기업이 '전략'을 다루는 역량을 UFC에서 벌어져온 '싸움 기술의 진화'에 대입해보면 어떤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전략 역량 Level1
(UFC 1~4 “위선의 가면이 벗겨지다” 호이스 그레이시에게 패배한 모든 파이터들)
- 스스로 멋진 전략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전략이 없는 상태의 기업들이다.
: 전략이 없음에도 자신이 전략적이라고 믿고 있는 까닭에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선도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기 어렵다. 전략이 없음을 깨닫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쉽지 않다.
*전략 역량 Level2
(UFC 10~12 “그래도 힘센 놈이 이긴다” 마크 콜먼)
- 여전히 전략적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으나, 영업조직의 경쟁력/실사구시적인 조직문화 등 뭔가 아주 강한 한방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 하던대로만 하면 시장이 아주 격변하지 않는한 시장 내 지위 또는 경쟁우위를 지킬 수 있다. 문제는 시장이 계속 변화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강점은 알고 있으니, 이제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
*전략 역량 Level3
(UFC 15.5, 28~34 “원래 싸움은 지저분한 것이다” 랜디커투어)
- 상대를 물어뜯어서라도 이기고 마는 본능이 조직의 DNA로 장착된 회사들이다.
: 영업/마케팅/관리 등 회사 핵심영역의 구성원들이 경쟁사들을 밟아버릴 수 있는 맥을 영리하게 짚어내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실행한다. 이 과정에서 온갖 지저분한 일들이 벌어지지만 승리로서 모든 죄가 처벌을 면하고, 이 승리의 본능과 경험이 축적되어 발전되어 나간다. 언제까지 치사하고 더럽게 살 것인가? R&D를 통해 본원적인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전략 역량 Level4 수준
(UFC 64~148 “거리를 지배하는 자가 승리한다” 앤더슨 실바)
- 조직이 각 영역 모두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상태에서 세상의 진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
: 여기서 ‘능동적인 대응’은 시장의 변화를 읽고 새로운 도전을 신속하게 시도해보고 안되면 빨리 접으면서 ‘거리’를 조정하는 방법을 조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의미한다. ‘거리’를 다양하게 조정해본 시행착오의 경험이 구성원의 DNA에 축적되면서, 조직 구성원 전체가 더욱 유연하고 강한 근육을 갖게 된다.
*전략 역량 Level5 수준
(UFC 194~ “속도와 힘은 모두 타이밍 앞에서 무력화된다” 코너 맥그리거, “인간은 짐승을 이길 수 없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 넘사벽들이다.
: 인터넷 쇼핑몰하다가 AWS로 클라우드 세상을 먹어버린 아마존이나 검색엔진 만들다가 안드로이드로 모바일 세계를 지배하다가 이제 인공지능으로 이동하고 있는 구글 정도가 해당된다고 본다. 완벽한 타이밍에 지를 줄 알고 그때 원샷원킬로 승리를 만들어내는 짐승들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 최고의 ‘싸움 대회’인 UFC를 통해 전략이라는 애물단지(!)의 본질을 고찰해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이다.
각 시대를 관통하는 철학과 시대를 대표하던 선수를 중심으로 UFC를 한번 들여다보자..
1. UFC 1~4 “위선의 가면이 벗겨지다” 호이스 그레이시
최강을 자랑하던 수많은 무술들을 계급장 뗀 잔인한 맞짱에 노출시켜 보니 결과는 허무했다.
브라질리안 주짓수가 간단히 싸움판을 평정한다.
복서도 레슬러도 동양무술도 모두 브라질리안 주짓수를 연마한 호이스 그레이시에게 붙잡혀 팔 꺾이고 목 졸리면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항복을 외칠 수 밖에 없었다.
브라질리안 주짓수 앞에서 여러 무술들이 그간 누려 온 명성이 무너지고 위선의 가면이 강제로 벗겨진다.
2. UFC 10~12 “그래도 힘센 놈이 이긴다” 마크 콜먼
덩치크고 힘세고 무척 빠른 사람이 돌진해서 상대를 넘어뜨리고 넘어진 상대 위로 올라타서 사정없이 주먹으로 내리치니, 브라질리안 주짓수도 한계에 부닥치고 만다.
마크 콜먼 이후, 레슬러들의 전성시대가 열린다.
(참고로 영화배우 마동석이 마크 콜먼의 트레이너였음)
3. UFC 15.5, 28~34 “원래 싸움은 지저분한 것이다” 랜디커투어
이제, 브라질리안 주짓수의 꺽고 조르는 기술과 레슬러의 상대를 넘어 뜨리는 기술은 파이터들의 기본 소양이 되었다.
랜디커투어는 여기에 ‘더티 복싱(Dirty Boxing)’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추가한다.
상대도 기술을 사용 못하고 나도 별거 할 수 없는 형태로 서로 엉겨붙은 상태에서 내 체중을 상대에게 전가하면서 상대의 근육에 피로를 쌓고 간간히 주먹으로 상대를 끊임없이 괴롭히면서 가랑비에 옷젖듯이 충격을 가한다..
권투였다면 심판이 갈라서서 다시 싸우라고 요구를 했을 법한 지루한 클린치 상태가 지속되지만 지저분한 잔펀치와 팔꿈치로 결국은 상대를 무너뜨린다.
싸움에서의 도덕은 ‘승리’ 뿐이다. 멋있는 발차기, 깔끔한 펀치 따위는 패배하고 난 이후에는 아무 쓸모 없다.
4. UFC 64~148 “거리를 지배하는 자가 승리한다” 앤더슨 실바
싸움의 기술은 계속 진화한다.
주짓수/레슬링/더티복싱을 모두 장착한 프로 파이터들에게는 각자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거리’라는 개념이 생겼다. 상대의 무기가 먹힐 수 있는 거리 속으로 나는 들어가면 안되고 동시에 내 사정권 속으로 상대를 집어 넣어야 한다.
영리해진 파이터들은.. 자신의 거리와 상대방의 거리를 정확하게 인지한 상태에서 싸움에 임하게 된다. 승리를 만들어 내는 관건은 상대보다 빠르게 ‘거리’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가가 되었다.
UFC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주먹과 발로 상대를 가격’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타격가’의 시대가 열린다. (물론, 레슬링과 주짓수 그리고 더티복싱을 마스터한 타격가를 의미한다)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어느 순간 눈 앞에 다가와 있고, 가까이 있어서 붙잡고 쓰러뜨리려고 하면 어느새 저 멀리 떨어져 있고 그래서 난감해 하고 있으면 느닷없이 주먹과 발이 날아든다.
5. UFC 194~
“속도와 힘은 모두 타이밍 앞에서 무력화된다” 코너 맥그리거
“인간은 짐승을 이길 수 없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코너 맥그리거라는 문제의 인물이 싸움판에 등장한다. 맥그리거는 자신보다 주먹이 강한 사람도 이기고 자신보다 힘이 센 사람도 이기고 자신보다 덩치가 크고 지저분한 사람도 이긴다.
온갖 Trash Talk가 난무하는 심리전을 통해 상대의 멘탈을 흔들고 자신의 필살기인 레프트 훅을 사용할 최선의 타이밍을 사전에 분석한 후, 투우사가 황소를 다루듯 정확하게 자신이 준비한 칼을 꽂아 넣는다.
산에 호랑이가 한마리 더 등장한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하빕은 어려서부터 실제로 곰과 레슬링을 하는 등의 우악스러운 훈련을 하면서 인간계가 감당할 수 없는 운동신경과 파워를 갖춘다.
하빕을 만나는 파이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 당한다 하빕이 쥐고 흔드는 대로 게임 내내 온몸으로 링 바닥을 청소하다가 비참하게 얻어 맞고 KO를 당하고 만다.
하빕에게는 ‘인간’으로부터 강한 펀치 몇대를 얻어 맞는 것 따위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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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전략'을 다루는 역량을 UFC에서 벌어져온 '싸움 기술의 진화'에 대입해보면 어떤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전략 역량 Level1
(UFC 1~4 “위선의 가면이 벗겨지다” 호이스 그레이시에게 패배한 모든 파이터들)
- 스스로 멋진 전략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전략이 없는 상태의 기업들이다.
: 전략이 없음에도 자신이 전략적이라고 믿고 있는 까닭에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선도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기 어렵다. 전략이 없음을 깨닫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쉽지 않다.
*전략 역량 Level2
(UFC 10~12 “그래도 힘센 놈이 이긴다” 마크 콜먼)
- 여전히 전략적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으나, 영업조직의 경쟁력/실사구시적인 조직문화 등 뭔가 아주 강한 한방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 하던대로만 하면 시장이 아주 격변하지 않는한 시장 내 지위 또는 경쟁우위를 지킬 수 있다. 문제는 시장이 계속 변화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강점은 알고 있으니, 이제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
*전략 역량 Level3
(UFC 15.5, 28~34 “원래 싸움은 지저분한 것이다” 랜디커투어)
- 상대를 물어뜯어서라도 이기고 마는 본능이 조직의 DNA로 장착된 회사들이다.
: 영업/마케팅/관리 등 회사 핵심영역의 구성원들이 경쟁사들을 밟아버릴 수 있는 맥을 영리하게 짚어내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실행한다. 이 과정에서 온갖 지저분한 일들이 벌어지지만 승리로서 모든 죄가 처벌을 면하고, 이 승리의 본능과 경험이 축적되어 발전되어 나간다. 언제까지 치사하고 더럽게 살 것인가? R&D를 통해 본원적인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전략 역량 Level4 수준
(UFC 64~148 “거리를 지배하는 자가 승리한다” 앤더슨 실바)
- 조직이 각 영역 모두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상태에서 세상의 진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
: 여기서 ‘능동적인 대응’은 시장의 변화를 읽고 새로운 도전을 신속하게 시도해보고 안되면 빨리 접으면서 ‘거리’를 조정하는 방법을 조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의미한다. ‘거리’를 다양하게 조정해본 시행착오의 경험이 구성원의 DNA에 축적되면서, 조직 구성원 전체가 더욱 유연하고 강한 근육을 갖게 된다.
*전략 역량 Level5 수준
(UFC 194~ “속도와 힘은 모두 타이밍 앞에서 무력화된다” 코너 맥그리거, “인간은 짐승을 이길 수 없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 넘사벽들이다.
: 인터넷 쇼핑몰하다가 AWS로 클라우드 세상을 먹어버린 아마존이나 검색엔진 만들다가 안드로이드로 모바일 세계를 지배하다가 이제 인공지능으로 이동하고 있는 구글 정도가 해당된다고 본다. 완벽한 타이밍에 지를 줄 알고 그때 원샷원킬로 승리를 만들어내는 짐승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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