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 'Bottom-up communication'의 부족할 때 발생되는 여러 문제 중에서 우려스러운 것은 '잡일의 증가 -> 조직 피로 상승 -> 조직 지능 하락 -> 잡일의 창조'의 악순환이다.
일의 목적 또는 지향점에 대한 Insight는 리더의 의견이 옳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일을 수행하는 방법론에서는 실무자의 '시행착오 경험'과 노하우를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 중간에서 발생한다.
리더의 지시를 받은 중간관리자가 리더의 지향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까라면 까'의 방식으로 현장업무를 지휘한다.
이것은 현실에서 중간관리자가 리더에게 방향성이 적절한지 challenge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해가 정확한지 question하지 못하는 환경 하에, 실무자의 challenge와 question을 중간관리자 역시도 직급 또는 갑을 관계로 밟아버리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이렇게 일사분란(!)하게 리더의 지시가 실무자에게 전달되고 나면 몇가지 재미있는 현상이 생긴다.
1. 업무 추진 상에서 포착되는 리스크 중에서 중요한 순서대로 감추어지고, 중요하지는 않더라도 면피에 필요한 것들만 보고 된다.
: 보고 해봤자, 실무자에게 책임을 씌우고 '네가 알아서해..'라는 피드백을 받을 바에야 최선을 다해 모르는 척하는게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생긴다.
2. 자발적인 아이디어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 회사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아이디어 일 수록 손이 많이 가는 법이다. 그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고 검증하려면 추가적인 resource투입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bottom up communication이 막힌 조직에서는.. '응 좋으네 내일까지 말한 네가 관련 자료 싹 다 조사해서 보고하고 네가 야근해서 추진하세요'라는 피드백을 받기 십상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리더가 최초에 기대했던 또는 기대를 뛰어넘는 quality의 산출물이 만들어지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단지, 납기에 맞추어(또는 크게 지연되지 않는 상태에서), 최소한의 컨텐츠만이 완벽한 포장에 담긴 적당한 산출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Challenge과 question이 봉쇄된 꽉 막힌 조직 속에서는 어쩔 수 없이 '까라면 까'야 하기 때문에 불만스럽더라도 꾸역꾸역 해야하는 비효율적인 업무가 지속이 될 것이고 까라면 까는 방식의 하기 싫은 업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창조한 잡일을 가지고 나 자신을 매우 바쁜 사람으로 포장하는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 유능한 실무자일 수록 불만이 쌓이게 되고, 그 유능한 실무자는 둘 중 하나의 선택을 한다.
일이 아닌 사내 정치(또는 조직 내 생존)에 대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 재능을 사용하기를 선택하거나, 조직을 나간다. 두가지 모두 실무자의 재능이 가치 창출에 투입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회사에 이로울 것이 없다.
'잡일을 제거하라'는 Top down의 지시나 사내 프로젝트는 여러 회사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수없이 포착된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경우, bottom up의 challenge와 question이 봉쇄된 형태로 진행되었던 것으로 보였고, 그 결과 '잡일을 줄이는 잡일'이 기존의 잡일에 추가 되었고, 조직의 지능은 하락되었고, 리더의 실질적인 통제력은 약화되었으나 단기적으로 겉으로는 강화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만들어냈다.
리더는 자신의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nice하게 포장되지 않은 의견을 그리고 논리적으로 부실한 단편적인 주장을 표현과 태도에 시비걸지 않으며 듣는 법을 배워야 한다.
리더가 정말 원하는 제대로된 top down을 위한 선결요건이 bottom up이라니 약간 irony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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