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자와 기업경영

노자와 기업경영 64 - 상어기성이패지 常於幾成而敗之

by pied_piper33 2024. 10. 19.
 
기업이 겪을 수 밖에 없는 수많은 리스크 중에서 예상할 수 있는 리스크는 리스크가 아니다. 비용을 들여서 미리 미리 대비하면 그만이다.
 
정작 문제가 되는 건 예상할 수 없는 리스크라고 봐야한다. 어떤 형태로 어떤 시점에 닥쳐올 지 모르기 때문에 대비가 불가능하다.
 
보스형의 지도자가 강하게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외친 들, 성과로 가는 노정에서 겪는 불확실성에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군불 때는 소문은 언제나 화려하지만 경영 성과는 그에 걸맞지 않게 초라한 회사들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군불을 때면서 소문을 만들고 화려한 모양새를 그 위에 덮씌우는 건 리더의 의지로 충분히 가능하다.
 
문제는 리더가 할 수 있는 건 거기까지라는 것이다.
 
만약 예상 못한 리스크가 발생되었을 때 그걸 왜 대비하지 못했느냐고 질책을 받는 분위기라면, 기업의 구성원은 그 리스크를 일단 덮는데 주력할 것이고,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은폐하는게 불가능한 수준까지 사태가 심각해졌을 때에 가서야 어쩔 수 없이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리스크가 공개된 이후에는 잘잘못을 따지는 손가락질 배틀이 시작되기 쉽다. 누군가가 총대를 메고 벌을 받아야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이 과정에서 제2 제3의 이슈가 발견되어도 스리슬쩍 은폐하는게 구성원 입장에서는 이익 극대화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된다.
 
노자는 항상 일이 성사될 쯤에 가서 실패하고 만다(常於幾成而敗之)고 지적한다.
 
심각한 리스크가 마지막 순간까지 은폐되고 있다가 터지니 항상 아쉽게 실패한다. 하지만, 따지고 들어가 보면 아쉬운 실패라고 보기는 어렵다.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대응하려면, 기업 구성원 한명 한명 모두가 리스크를 포착하는 센서가 되어야 하고, 분석하는 CPU가 되어야 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솔루션을 실현하기 위해 구성원 전체가 능동적으로 달려들어서 해결해야 한다.
 
노자가 리더는 욕망하지 않음으로 욕망한다(是以聖人 欲不欲)라고 말한 건, 욕망 자체가 무상하다는 허무주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노자는 욕망 자체를 긍정한다. 다만,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어떻게 욕망할 것인지 그 방법론에 대한 다른 관점을 제시할 따름이다.
 
리더가 욕망하고 구성원이 그 욕망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욕망하고 리더가 그 욕망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욕망을 지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그렇게 리더는 욕망하지 않으면서 실제로는 더 강렬히 욕망하는 경지에 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