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자와 기업경영

노자와 기업경영 34장 - 이기종부자위대 以其終不自爲大

by pied_piper33 2024. 10. 19.
 
곽준혁의 책 '마키아벨리 다시 읽기'에는 재미있는 사고실험이 하나 소개된다.
파티 참가자가 모두 각자 한가지씩 요리를 준비해와서 나누어 먹는 포트럭 파티(Potluck Party)가 열렸다.
그런데 무슨 영문인지는 몰라도 파티의 참가자들이 모두 똑같은 요리를 준비해서 온 것이다.
맛이 있든 없든, 각자 서로 다른 요리를 들고 왔었다면 다양한 요리를 이것저것 집어먹으면서 얘기를 나누고 그렇게 무난하게 흘러갔을 파티는,
'모두 똑같은 음식'이라는 난처한 상황을 만나면서 어떻게 변했을까?
어쩔 수 없이, 어떤게 조금 더 맛있는지, 누구의 재료가 더 신선한지 비교가 되었고 이런 의도하지 않은 경쟁 속에서 제일 맛있다고 인정 받은 참가자가 민망해 하는 가운데, 대부분의 참가자는 의욕을 잃었다.
단지, 맛난 음식을 나누어 먹고 싶었을 따름인데, 비교를 당하게 되니 누가 기분이 좋겠는가?
이것이 반복되면서는,
그 요리 잘하는 한명한테 재료비를 몰아주고 음식을 맡기는게 제일 좋겠다는 합리적인(?) 여론이 형성되었다.
뭔가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할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들이 모인 본래의 이유였던 파티는 그렇게 재미없이 망해버렸고 어쩌면 다시는 파티가 열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축구장에서 11명의 선수가 다같이 협력해서 뛰지만 슈팅을 해서 골을 넣는 선수는 한명 뿐이다. 그 한명만 위대하고 나머지 10명의 선수는 들러리라고 생각하는 축구팬은 없을 것이다.
노자는 비록 내가 마무리지었다고 하더라도 나 스스로 크다라고 주장하지 않아야한다(以其終不自爲大)고 가르친다.
10명이 없으면 골 넣는 1명도 존재하기 어렵고, 또한 골 넣는 1명을 위해서 10명이 뛰는 축구팀이라면 공격은 어찌어찌되더라도 수비는 망가질 것이다. 결국 게임에서 이기기는 어렵다.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구성원을 우열로 나누지 않고 기능으로 분류하고 각각의 기능을 존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의 구성원 중에서 누구 한명이 유난히 빛날 수 있다. 또 가끔은 빛나는게 필요할 수도 있다. 이때에도 그 구성원은 ‘빛나는 기능’을 담당했다고 보는게 맞다.
빛나는 당사자는 교만할 필요없고, 나머지 구성원도 그 빛나는 한명에 대해서 질투할 필요도 없다. 각자의 기능에 대해서 존중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진정한 존중은 ‘다양성’에서 출발한다.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는 조직에서는 어떠한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캠페인을 하더라도 실질적인 존중이 불가능해진다.
줄 세우기는 파티를 망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