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 강아지가 '똥'을 아무데나 싸기 시작하면 집사들은 "여기에다가 사고치면 어떻하니, 다음에 또 여기에 저지르면 혼날거야!"라고 강아지를 야단치기 마련이다.
강아지는 이때 '똥의 위치'에 대한 이슈를 이해하기 보다는 엄마 아빠는 '똥을 싫어하는구나'라고 판단하기 쉽고, 똥을 싫어하는 엄마 아빠를 도우려는 착한 마음으로 똥을 먹어버리면서 증거를 인멸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다음 날 아침, 집사들은 똥은 보이지 않으나, 이쁜 강아지의 입에서 똥 냄새가 풍기는 걸 파악하고는 "얘가 한술 더 떠서.. 똥을 먹기까지 하네.. 너 정말 왜 이러니?"라고 더 세게 강아지를 꾸짖게 되고 엄마 아빠를 기쁘게 하려는 강아지의 착한 마음과는 관계 없이, 상황은 더욱 안좋은 쪽으로 치달아간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강아지의 '선의'를 인정하는 것이다. 즉, 강아지가 (비록 말은 못하지만) 엄마 아빠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은 이쁜 마음을 가진 존재라는 걸 받아들이게 되면 새로운 대안이 보일 수 있다.
정확한 위치에 이쁘게 똥을 쌌 건, 위치에 에러가 있었던지에 관계 없이 똥을 쌌다는 행위 자체에 집사가 칭찬을 해주게 되면 강아지는 똥을 싼 후, 자신의 똥으로 인해 엄마 아빠가 행복해할 미소를 상상하며, 칭찬해달라고 엄마 아빠에게 달려가게 된다.
즉, 똥을 먹음으로 엄마 아빠가 행복해할 근거를 없애버리는 '짓'을 해야할 이유가 없어진다.
이때, 집사는 강아지의 기대에 부응해서 칭찬해주고 정확한 위치에 제대로 했을 때 더 많은 칭찬을 해주게 되면 강아지는 똥을 먹는 이상행동을 중단할 뿐만 아니라, 배변 위치에 대한 영점 조준도 더욱 정확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말을 할 수 없는 '대상'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그 첫번째 단계는 상대의 '선의'를 믿어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말 못하는 대상의 '의도'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함께 하는 시간이 지속되면 될 수록 서로 안좋은 감정이 쌓일 수 밖에 없다. 세월의 나이테 만큼 더 서로를 미워하게 되는 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선의'를 인정한다는건 '상대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믿어 주는 것을 의미한다.
그걸 믿어준다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또는 갈등이 생길 때마다 상대를 비난하기 보다는 상대를 관찰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된다.
즉, '나를 위해서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왜 이러한 안좋은 결과가 나왔을까?'를 먼저 고민하게 되고, 그 다음으로는 '내가 어떻게 도우면 또는 내가 어떻게 코칭을 하면 개선이 될까?'를 찾아보는 수순으로 진행이 된다.
이 경우, 함께 하는 인연을 통해 발생되는 '문제와 갈등'은 서로 멀어지는 원인이 되기 보다는 오히려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리더가 부하직원에게 단기적으로 취할 수 있는 가장 손쉽지만 경영 성과의 관점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행동이 '지적', '질책', '비난'이다.
반면에, 리더 입장에서 인내와 고민을 필요로 하지만 경영 성과의 관점에서 단기적으로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도 가장 효과적인 행동은 '신뢰'와 '공감' 그리고.. 코칭'이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
그 알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을 '안다'고 착각하고 꾸짖고 비난 할 것이 아니라 어차피 알 수 없으니, 몇 수 앞을 내다보고 '신뢰'라는 자산을 미리 쌓는 쪽으로 베팅하는 것이 이익극대화 또는 성과창출이라는 관점에서 '실'보다 '득'이 많은 선택이다.
상사와 부하직원은 같은 표현에 대해서도 상이한 의미체계를 갖기 때문에 부하직원은 상사 앞에서 제대로 '언어'를 구사하기 쉽지 않다.
어떤 말을 해도 야단만 치는 리더 앞이라면 더더욱 그러하고 심지어 자신을 신뢰하는 '상사'와 대화할 때도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정확하게 파악하는데에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이 해오던 '노동'들이 급속하게 '기계'의 작업으로 대체되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서 기업은 '인간'이 해야만 하는 업무를 개념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재정의해야만 하고 동시에 '인간'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감정'이라는 기계와는 다른 작동 메커니즘을 보유한 '인간'이 자신의 영역에서 제대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인문학적인 성찰을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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