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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단상

기업가 정신과 관료주의

by pied_piper33 2024. 10. 15.
Entrepreneurship 신봉자에게는 실행이 중요하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아이디어를 시도해볼지 아니면 덮어둘지를 쉬지 않고 고민한다. 보고서 따위를 쓸 시간은 없다. 도움이 될만한 사람이 있다면 누구든지 찾아가서 물어보고 의견을 들으면서 아이디어의 완성도를 높일 따름이다.
어느 정도 아이디어가 완성도가 생겼다 싶으면,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테스트를 해보고 성공과 실패를 미리 가늠해 본다.
기업가에게 있어서 '실패'는 곧 빚(부채)와 다시는 재기할 수 없는 수렁에 빠지는 위험을 의미하지만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으므로 군더더기를 쪽 뺀 상태에서 최소한의 것으로라도 도전해보고 싶어한다.
bureaucracy 추구자에게는 정당성이 중요하다.
사실, 성공해도 월급 나오고 실패해도 월급이 나오기 때문에, 성공과 실패는 딱히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그들에게 정말 중요한 건, 향후에 발생할 수 있는 책임 떠넘기기와 지적에 대한 대응 방안을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가 꽤 괜찮은 아이디어를 내놓더라도, 그것에 대해서 감탄하고 공감하기 보다는 시장 조사를 시키고 분석을 시키고, 그 아이디어가 담길 맥락 전체를 담은 전략을 기획하게 하고, 그 전략적인 방향성 하에서 아이디어가 왜 의미있는지를 충분히 문서를 통해 근거를 만들어 놓은 후,
의사결정자가 그 아이디어를 괜찮게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추진하더라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덜 중요한 일에 아주 조금의 지장도 안생기고 그리고 불편하지 않고 아주 쉽게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 세가지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아주 낮은 우선순위로 천천히 실행한다. 
현실 속에서 일부 초일류 기업을 제외한 많은 수의 회사는 '기업가의 지향점'를 '관료주의의 실행력'을 통해 실현하는 시도를 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쉬지 않고 혁신을 말하지만, 혁신의 실행 및 혁신의 결과는 눈에 보이지 않게 되는 상황이 반복해서 발생한다.
기업 조직에는 Entrepreneurship 신봉자(월급쟁이이면서도 기업가 정신을 보유한 신기한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함)와 bureaucracy 추구자가 섞여 있기 마련이다. 이 중 누가 현실의 업무 의사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크게 미치는가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 수준이 결정될 수 있다.
Entrepreneurship 신봉자가 조직 전반을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나, 여의치 않다면 Entrepreneurship 신봉자와 bureaucracy 추구자를 다른 통에 담아서 운영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 한가지는 Entrepreneurship 신봉자들은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반면에 bureaucracy 추구자들은 대다수가 자기 자신이 Entrepreneurship 신봉자이거나, 신중한 합리주의자라고 믿고 있기 쉽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