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론의 대표적인 사고실험인 '죄수의 딜레마'는 배신이라는 균형점을 제시한다.
서로 다른 곳에서 심문 받고 있는 두 죄수는 서로를 신뢰하고 의리를 지키면 형량이 최소화되는 옳은 답을 알고 있음에도 결국 '배신'을 선택한다.
사고 실험이 아닌 현실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과연 모두 배신할까?
책 '도덕경제학'에서 새뮤얼 보울스는 세가지 유형의 행동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유형1. 상대의 배신과는 관계없이 자신은 이타적인 선택을 한다.
유형2. 이타적인 성향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대가 배신하려고 한다면 굳이 희생당할 생각은 없다
유형3. 내 이익말고는 중요한 건 없다. 내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조건 이기적인 선택을 한다.
학자들의 실험을 통해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대략 40~60%의 사람들이 유형1과 유형2에 속하고, 20~30%가 유형3에 속한다고 한다.
기업을 경영하는 관점에서는 유형1만큼 소중한 사람이 있을까?
나 역시도 유형1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아무 고민없이 여러 명 떠올릴 수 있다. 그리고 유형3과의 만남도 피할 수는 없었다.
유형1을 만나는 건 행운이고, 유형3과 섞이는 건 불운이다.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
기업 경영의 관점에서는 유형2의 사람들이 눈치 보지 않고 (호구가 될 위험없이) 자신이 보유한 이타적인 성향을 드러내고 유형1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관건이 된다. 유형1과 유형2가 주도하는 조직에서는 유형3 입장에서는 배신의 타이밍을 포착하기 어렵다. 어쩔 수 없이 유형1 또는 2의 모습으로 위장하면서 살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리더의 도덕성과 솔직함은 단기적으로는 쉬운 일을 어렵게 풀어가는 듯 보이고 여러가지 면에서 불편할 수 있지만, 기업 구성원들의 팀워크를 강화시키고 리스크 요소를 제거한다는 점에서는 옳은 선택이 된다.
리더는 자기 패를 오픈하고 포커를 치는 사람이 될 필요가 있다.
리더로부터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조직이라면, 유형2는 자신의 패를 숨기기 마련이고 유형3은 기회를 노릴 것이고 유형1은 질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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