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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를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이해되나요? vs. 제가 잘 설명했나요?

by pied_piper33 2024. 11. 23.

부하직원들과 미팅할 때, '이해되나요?'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꽤 많이 신경을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번 중에 한번 정도는 무심코 '이해되나요?'라는 말을 내뱉고는 후회를 한다. 

 

'이해되나요'라고 물었을 때와 '제가 잘 설명했나요'라고 물었을 때의 차이는 매우 크다.

 

이해되나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부하직원들은 상사의 설명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약 1% 이내의 상황을 제외하고는 매우 난처한 입장이 된다. 이해한다고 말하기에는 약간 꺼림직하고 이해 못하고 있다는 말은 웬지 열심히 설명한 상사에 대한 예의가 아닌 듯 느껴지기 때문에 이렇다고도 저렇다고도 답하기 어렵다. 

 

열심히 설명한 상사의 입장에서도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부하직원의 명확한 답변을 듣는게 구조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봐야 한다. 

 

내가 찾아낸 대안은 '이해되나요'라고 묻는 대신 '제가 잘 설명했나요'라고 묻는 것이다.

 

상사가 '잘 설명했냐'고 묻는 질문에 대해서 부하직원들은 상대적으로 편하게 답을 하게 된다. 대체로 '잘 설명하셨습니다'라고 답하기는 하지만, 이러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한번 더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라는 피드백도 꽤 자주 발생한다. 

 

상사의 입장에서는 열심히 설명했는데, 부하직원이 제대로 못 알아들은 상태에서 회의실을 나가고 나서 며칠 또는 몇주가 지난 후에 엉뚱한 결과물을 들고 오는 경우가 가장 난감하다. 대부분 부하직원들이 질책을 당한다. 

 

'제가 잘 설명했나요?'의 가장 큰 장점은 부하직원을 난처하게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해했냐는 질문에 이해했다고 답했을 때에 이어지는 위태로움과 잘 설명했냐는 질문에 잘 설명하셨다라도 답한 뒤에 이어지는 위태로움은 차원이 다르다. 잘 설명하셨지만 제가 제대로 못알아들었다..라는 매우 나이스한 후속조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서의 누수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리더에게 리스크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의 유대가 강화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효과가 혹시 믿어지지 않는다면 내일부터 한번 실험을 해보셔도 좋겠다.